우수가 지나면 대동강 물도 풀리고 초목이 싹이 트기 시작한다. 그러나 경칩을 일주일 압둔 계절은 아직 동장군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봄을 비웃 듯 오늘 아침(2월 20일) 최저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내려가 있다. 과연 일주일 후에 개구리들이 나와 물에 나와 알을 낳을까?
▲ 오륜마크처럼 그려진 썰매탄 자국(2013.2.20 연천 미산면 동이리 임진강 주상절리)
▲ 1년전 2월 21일 주상절리 임진강 해빙 현황(동이리).모자이크처럼 금이 쩍쩍 가 있다.
사진첩을 열어보니 작년 2월 21일에 찍었던 임진강은 그래도 해빙무드가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강가의 얼음은 녹아들어 물이 보이고, 강심의 얼음은 모자이크처럼 쩍쩍 갈라져 있었다. 그땐 강심으로 들어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만약에 퍼즐처럼 금이 쩍쩍 간 강물에 발을 내 딛었다가는 여지없이 물귀신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년 2월 20일 찾아간 연천 주상절리 임진강은 아직 정중동이다. 워낙 두껍게 언 얼음은 녹을 줄을 모른다. 얼음 밑으로 흘러가는 물줄기가 쩡쩡 하며 공명소리를 내기는 하지만 작년처럼 얼음이 갈라지는 모자이크 무늬를 이루려면 한참을 지나가야 할 것 같다.
▲ 육상경기 트랙이나 야외빙상경기트랙처럼 보이는 썰매자국 (2013.2.20)
워낙 단단하게 얼음이 언지라 강심까지 걸어가도 끄떡하지 않는다. 누군가 바퀴달린 썰매를 탔는지, 아니면 자동차가 지나 갔는지 얼음위에는 바퀴자국만 요란하게 나 있다. 그런데 그 바퀴자국이 참으로 예술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오륜마크처럼 원을 그리며 탁월한 미적 감각을 느끼게 한다. 그 곡선을 따라 걸어가 본다. 트랙을 따라 걷다보니 마치 야외 빙상경기장의 트랙을 도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곡선의 트랙은 한 참 건설 중에 있는 <동이1교>의 교각 탑과 어울려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 겨울에는 썰매도 탈 수 있는 임진강 주상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