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안개 속에 감자꽃이 피어나고 있다. 지난 4월 1일 감자를 심은지 52일만이다. 작년에는 감자를 별로 수확하지 못했는데, 올래는 감자가 씩씩하게 자라나고 있어 감자가 밑이 잘 들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땅을 파 볼 수는 없고, 감자를 믿을 수 밖에 없다.
감자꽃
감자꽃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너무 신비롭고 아름답다. 털달린 꽃받침이 5개, 그 위에 하얀 꽃잎이 감싸고 있고, 그 안에 다시 연분홍 꽃잎이 촌 색씨처럼 얼굴을 붉히고 있다. 그 연분홍 꽃잎 안에 노란 수술이 고사리 손처럼 암술을 싸고 있다.
그런데 밑이 실하게 들게 하려면 저 어여쁜 감자꽃을 따줘야 한다고 한다. 밑ㅇ로 갈 영양분이 꽃으로 다 가버린 다는 것. 그러나 나는 감자꽃을 차마 딸 수가 없다. 저렇게 어여쁜 감자꽃 어떻에 딴단 말인가? 감자 밑이 더 들더라도 저 아름다운 감자꽃을 피고 질 때가지 감상하는 것이 차라리 좋지 않은가!
토마토꽃
완두콩꽃
고추꽃
완두콩과 토마토, 고추 꽃도 덩달아 피어나고 있다. 꽃이 피는 정원이 따로 없다. <먹을 수 있는 정원>에서 피어나는 꽃이 더 아름답지않은가! 꽃도 감상하고 먹거리도 제공해주는 감자, 완두콩, 토마토꽃이 더 예쁘다. 머지않아 가지꽃도 피어날 것 같다.
고라니가 식사를 해버린 상추밭에 내가 파종을 해서 기른 상추를 이식을 했다. 비록 작지만 뿌리는 튼튼하다. 먼저 심은 상추는 고라니에게 진상을 했으니 이번에 심은 상추는 우리가 먹어야 할 것 아닌가?
블루베리도 싱싱하게 익어가고 있다. 장독대에 심어 놓은 산붓꽃과 금송화가 퍽퍽 벌어지며 다투어 꽃을 피워주고 있다. 오이, 호박, 수박, 참외도 그런대로 싱싱하게 숨을 쉬고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이 채소들에게 인사를 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채소야 고맙다! 꽃도 피워주고, 먹거리도 제공해주고..."
<먹을 수 있는 정원>이야 말로 집집마다 하나씩 자져야 할 무공해 텃밭이다. 관상용보다는 세평 텃밭이라도, 아파트라면 베란다 텃밭을 길러 먹을 수 있는 정원을 만들어 간다면 온 나라가 자연과 더 친화적이고 정서가 함양되는 사회가 되지않을까?
꽃 한송이가 세상을 바꾼다!
삭막하기만 했던 텃밭에 푸른 채소가 자라고 꽃이 피어나니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 졌다. 더구나 먹을 수 있는 채소들이 자라나는 텃밭은 참으로 사랑스럽다. 안개 속에 피어나는 꽃이 더욱 아름답다. 안개가 걷히면 오늘도 꽤나 더울 것 같다.
봄이 실종되고 바로 여름으로 접어드는 요즈음 기후!
더위에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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