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향동초등학교동문회 워크숍 참관기 ②
눈물이 날 것 같은 삼향동초등학교 동문회 간판
의왕, 봉담을 거쳐 대부도로 진입을 했습니다. 바다! 서해바다 특유의 짠 갯냄새가 확 풍겨왔습니다. 흠흠~ 고향의 냄새 같은 이 짠 냄새! 오이도에서 12km에 이르는 시화방조제 제방을 달려갔습니다. 방조제 밑으로 갯벌이 보이고 멀리 인천 송도가 아스라이 나타났습니다.
▲해바라기연수원 앞에 펼쳐진 서해바다
나는 문득 고향의 바다에 온 착각에 빠졌습니다. 내 고향 용포도 오룡산 밑으로 이처럼 갯벌이 풍성한 바닷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영산강 하구 둑을 막아 갯벌이 사라지고 바다와 갯벌 대신이 육지가 생겨나고, 그곳에 전남도청이 들어 서 있지요.
풋풋한 갯바람이 좋았습니다. 오늘 모임은 동문 후배가 운영하는 연수원에서 가진다고 했습니다. 오후 4시 반경 조카는 <해바라기연수원>이라는 간판이 있는 곳에서 차를 멈추었는데, 바로 바닷가와 인접해 있는 멋진 장소였습니다. 그 연수원 건물 정문에는 <삼향동초등학교 재경동문회>란 간판이 걸려있고, 그 옆에는 <삼향동초등학교 국사봉장학회>란 간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동문회가 열리는 해바라기연수원은 이종남 후배 님의 회사 연수원이라고 한다.
▲대부도에 걸린 삼향동초등학교 동문회 간판
머나먼 남녘땅에 있는 초등학교 동문회 간판이 이곳 대부도에 걸려 있다니, <삼향동초등학교>란 간판을 보자 고향 생각이 성큼 다가와 그만 와락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아이러니컬하기도 했습니다.
6시 반에 모임을 가진다고 하여 연수원에는 몇 명의 회원들이 음식을 장만하고 있었습니다. 그 동문 중에서 나는 놀라운 우리 마을 후배를 만났습니다.
“저 안자예요.”
“뭐? 안자?”
“저희 고모가 용심이라면 알거에요.”
“뭣? 용심이 고모? 그럼 네가 용원 형님 딸이구나!”
“네 맞아요!”
“아니, 애기 같은 네가 그렇게 아줌마가 되었어?”
참 세월은 이렇게 사람을 변하게 만드나 봅니다. 안자 후배는 저보다 한 15년 후배이니 어린애였을 때 보고 몇 십 년이 지난 후 만나게 되니 모두가 모습이 변할 수밖에 없지요. 허지만 어린 아이일 때 만나고 이제껏 만나지 못한 안자에 대한 내 기억은 어린 시절 모습만 정지된 채 남아 있기 때문에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하기야 나도 어느덧 칠십 성상을 살아왔으니 안자의 눈에는 내 모습도 노인으로 비춰지겠지요. 그렇지만 이곳 대부도에서 내 탯줄이 묻힌 고향의 후배를 만나게 되니 정말로 반갑고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해바라기 연수원 인근에 늘어선 펜션들
안자의 아버님 용원 형님은 참으로 순박하고 선한 사람있었는데, 오늘 그의 딸 안자를 보니 마치 용원 형님을 만난 듯 반가웠습니다. 그럼데 그 형님은 너무나 단명하시어 일직 별나라로 가셨습니다. 아마 더 좋은 세상에서 태어나시어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격세지감이라고 했던가 세월은 화살처럼 흘어 그 형님의 딸과 내가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있다니...
▲해바라기 연수원 앞에 펼쳐진 갯벌. 멀리 송도의 아파트와 빌딩의 스카라인이 신기루처럼 보인다.
동문들이 아직 모이지 않았고, 또 몇 몇 동문들은 인근에 있는 골프장에 운동을 하고 있어서 6시 반경에나 도착을 한다고 해서 나는 조카 동문과 함께 대부도 산책에 나섰습니다. 오후가 되니 갯바람이 제법 차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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