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 수요일 흐리고 폭염
5일 만에 금가락지에 돌아 왔더니 토마토는 열과 현상으로 배꼽이 다 터져 있고, 풀은 산더미처럼 자라나 있습니다. 농부(?)가 장마철에 집을 비운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5일간의 직무유기를 한 셈이지요.
“쥔장님 너무 하십니다. 저를 이렇게 두고 그냥 집을 비우시면 나는 어떡하라고…”
“토마토야, 미안하구나. 변명은 하지 않으마.”
“물과 열 때문에 q가 다 터지고 말았시유. 비가림이라도 해 놓고 가셨으면 제가 좀 더 잘 익고 실한 토마토를 쥔장님께 내어줄 수 있을 텐데요. 흑흑…”
“아이고, 얼마나 힘들었니? 그래, 다음에는 꼭 그렇게 하마.
방울토마토와 완숙토마토가 열과 현상으로 모두 터져 나와 신음을 하고 있습니다. 토마토열과현상은 대체로 장마철에 습도가 너무 높고 기온이 올라가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내년에는 비가림을 꼭 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열과로 터진 토마토를 따냈습니다. 그냥 두면 벌어진 틈에 곰팡이가 모두 일고 말 것 같습니다. 벌어진 토마토는 케첩이나 만들어야 할 것 같네요.
“아유, 쥔장님 갑갑해서 죽을 지경입니다. 저 바랭이이라는 녀석이 제 숨통을 조이고 있어요. 빨랑 뽑아주세요.”
“그렇겠구나. 양배추야 미안하다. 쥔장이 직무유기를 하는 바람에 너희들이 고생하는구나.”
집을 비우기 전에 풀을 모두 깎아주고 갔는데, 5일 만에 다시 풀이 산더미처럼 자라나 있습니다. 뿌리가 워낙 강한 잡초들은 비만 오면 하루에 5cm 가량 자라는 모양입니다. 양배추 밭을 비롯하여 고추밭, 콩밭, 고구마 밭에 풀이 훌쩍 자라나 만리장성처럼 장막을 두르고 있습니다.
특히 바랭이라는 녀석이 얼기설기 얽혀 거미줄처럼 숨통을 조이고 있군요. 양배추가 숨이 막혀 10본이나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텃밭에 쪼그리고 앉아 풀을 베고 뽑는데 비지땀이 온 몸을 적십니다. 잡초를 제거해 주니 작물들이 편하게 숨을 쉬는 것 같아 답답해진 가슴이 좀 편해집니다. 뽑아낸 잡초는 퇴비장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오이는 모두 노각이 되어 노랗게 달려 있습니다.
장마철에 5일 동안의 변화가 실로 놀랍습니다.
어떤 이유든 장마철에는 절대로 텃밭을 떠나서는 아니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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