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아카시아 꽃잎은 바람에 휘날리던 날에

찰라777 2017. 5. 25. 12:30

금굴산을 온통 하얗게 물들이던

아카시아 꽃잎이 바람에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아카시아 꽃잎이 바람에 휘날리면

어쩐지 하얀 버선 신으시던 어머님 생각이 난다.

아카시아 꽃잎이 휘날이면 왠지 마음이 슬퍼진다.

 

 

 

 

아카시아 꽃이 한창 피어나는 5월 어느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나는

어머님께서 위독하시다는 급한 소식을 들고

고향으로 달려갔다.

 

어머님은 내 손 덥석 잡으시고 빙그레 웃으셨다.

나를 보고 안정을 되찾으신 어머님과 이틀을 보내고 있다가

나는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어르신들 말씀이 그런상태로 꽤 오래 사실 것 같다는 것이다.

직장 때문에 서울로 발길을 돌렸지만

어쩐지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다.

어머님을 다시는 못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돌아오던 날 새벽에

어머님께서 운명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머님은 막내인 나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시며 운명하셨다고 하신다.

조금만 더 어머님 곁에 머물렀어야 하는데...

 

그래서일까?

아카시아 꽃잎이 바람에 휘날리면

푸른 하늘에 수많은 어머님 하얀 버선

거꾸로 떨어져 내리는 것만 같다. 

 

 

 

어머님께서 그렇게 아카시아 꽃잎처럼

바람에 휘날리며 하늘나라로 가신지 벌써 30년이 지났다.

나도 언젠가는 저 아카시아 꽃잎처럼 바람에 휘날리며 사라지겠지.

 

아아, 어머님은 하늘나라 어느 곳에 계실까?

아카시아 꽃잎이 바람에 휘날리는 5월이 오면

하얀 버선 신으시던 어머님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