뗏목에 버스를 싣다니!
▲타키나 항구에 도착하면 버스를 뗏목에 싣고 강을 건너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버스는 티티카카 호수 주변을 숨바꼭질을 하듯 U자형의 커브를 오르내리며 달려간다.
티키나Tiquina 항구에 도착하자 티티카카호수가 가로막혀 길이 끊긴다. 운전수는 승객들을 모두 내리라고 한다. 항구에 도착한 승객들은 버스 따로 사람 따로 호수를 건너야 한단다.
버스는 발사balsa라고 불리는 거대한 뗏목(바지선 같은 현대화 된 뗏목) 에 실려 가고, 승객들은 조그만 모터보트launch에 타고 간다. 버스를 실은 뗏목은 사람이 간짓대로 노를 젓고, 사람을 태운 보트는 기계의 힘으로 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참으로 희한 하군. 버스를 뗏목에 싣고 가다니…
먼 프레 잉카 시대에 토토라 갈대배로 몇 백 톤이나 되는 무거운 돌들을 운반했다는 전설이 재현되는 것 같다.
티티카카 호수의 토토라로 만든 배와 나일 강의 파피루스로 만든 갈대 배는 유사한 점이 많다. 그 갈대배에 몇 백 톤이나 되는 무거운 돌덩어리들을 운반하여 피라미드를 건설하고 신전을 세웠다는 전설을 반신반의 하며 믿지를 않았는데….
그러나 지금 이런 것들이 그냥 전설 속에서만 전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눈앞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갈대배는 전설 속이 마법의 배가 아니다!
“저 무거운 버스를 싣고도 가라앉지 않는 뗏목이 신기하기만 하지.”
“그러게 말이에요!”
▲토토라로 만든 퓨마상
당연히 모터보트를 탄 우리들이 버스보다 먼저 도착을 한다. 호수를 건너니 토토라 갈대로 만든 이상한 모양의 동물이 광장에 서있다. 아마 퓨마를 상징하는 모형 같다. 중앙 탑 위에는 토토라로 만든 큰 갈대배가 신주처럼 모셔져 있다.
우리들이 탔던 버스를 실은 뗏목이 도착한다. 버스는 다시 라파스로 향하여 출발한다. 멀리 만년설을 낀 안데스 산맥 사이에 있는 황량한 고원지대를 달려간다. 해발 4000m가 넘는 고원지대다. 3시간 정도 달려가니 점점 해가 안데스의 만년설 속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그러나 라파스가 가까워질수록 교통체증이 심해진다. 버스는 거의 기어가는 속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