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195]신비의 소금호수-Tuyajto

찰라777 2007. 5. 9. 06:35

칠레-알티플라노 기행(2)

 

신비의 소금호수  투야히토Tuyajto

 
 

▲ 소금인가? 눈인가? 우유인가? , 신비의 소금호수 투야히토Tuyajto

 

 

바람이 강하게 불어온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우리는 이미 해발 4000m 고지까지 올라 온 것이다.

 

타조처럼 생긴 난두Nandu들이 자동차의 소음에 놀라 후다닥 달아난다. 그들만의 조용한 세계를 침입을 한 것 같아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든다.


버스는 점점 더 가파른 언덕을 해수병 환자처럼 펄떡펄떡 뛰며 올라간다. 상하 좌우로 심하게 흔들려 머리가 천정에 부딪히기도 하고 ,
본의 아니게 옆 사람을 껴안기도 한다.

 

고지대로 올라 갈수록 바람은 점점 더 강해진다.
하늘이 산과 맞닿은 것 낮게 보인다.
손을 뻗으면 하늘을 잡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창밖에는 노란 색의 고산 식물들이 놓은 융단처럼 깔려 있다.
마치 노란 살색을 뿌려 놓은 것처럼 보인다.

 

▲우유처럼 흘러내리는 소금산과 Tuyajto소금호수


그런데 땅의 빛깔은 뽀얀 우유 빛이다.
멀리서보면 분명 눈 같은 데 가까기 다가서면 하얀 소금이다.
산봉우리에는 녹아내리다 나은 눈도 분명이 있다.
난두가 사라진 언덕 등성이를 넘어서니 눈앞에 하얀 눈으로 덮인 것 같은 호수가 나타난다.

 

“저게 눈인가 얼음인가?”
“글쎄, 눈 같기도 하고 얼음 같기도 하고…”

 

워낙 고산 지대라 눈이 덮여 있는 곳도 있는데 눈인지 소금인지 분간이 잘 안 된다.
눈이라고 하기엔 너무 뽀얗다.
내가 보기엔 마치 우유를 뿌려 놓은 것 같은 모습니다.
산도 우유 빛이고, 호수도 우유 빛이다.
저건 정말 우유다!
지구는 참으로 묘해! 생각할수록…

 

호수로 난 외길을 따라 가까이 가보니 놀랍게도 모두가 소금이다.
소금은 마치 눈꽃처럼 결빙되어 아름다운 수를 놓으며 호수를 모자이크처럼 장식하고 있다.
호수를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슬로우 비디오를 보는 것 같다.
고도가 높으니 산소 부족으로 빨리 걸을 수가 없다.

  

   

▲마치 눈꽃처럼 결빙된 소금호수. 무지하게 짜다 

 

빙하위를 걷는 것 같기도 하고 눈위를 걷는 것 같기도 한데 발 아래 있는 것은 분명 하얀 소금이다.

발에 밟히는 소금은 결빙된 눈을 밟는 것처럼 사각사각 소리가 난다. 

 

“세상에! 정말 눈꽃처럼 생겼어요! 이런 곳도 다 있네요!”

 

아내는 소금호수를 거닐기도 하고, 만져보기도 하면서 입을 다물지 못한다.
아니 그곳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의 표정 다 그렇다.

소금이라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손가락으로 소금을 찍어서 입에 대 본다.

 

“아유, 무지하게 짜요!”
“그래도 무공해 천연 소금 아닌가.”


눈꽃처럼 생긴 하얀 결빙! 

도대체 바다의 소금이 먼저인가

육지의 소금이 먼저인가?

 
눈이 녹으며 흘러내린 염분을 머금고 있는 호수의 빛깔은 묘하다.
눈이 녹으면 염분과 함께 흘러내린 물은 증발하며 그대로 소금이 되어 얼음처럼 결빙된다.


에메랄드빛을 발하면서도 우유처럼 뽀얀 소금호수는 태고의 신비 그 자체다!

 

소금호수에 바람이 세차게 분다.
숨이 차서 걷기가 힘들다.
모래밭에 털석 주저 앉아 세상을 본다. 주변은 모두 5000m가 넘는 화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들이다.

 

가장 힘들 때 나타나는 가장 아름다운 것들!

투야히토! 정말 너는 알 수 없는 신비한 호수야!

 

 

 

 

 

(칠레 알티플라노 소금호수 Tuyajto에서 글/사진 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