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사라도 곧 나타날 것 같은 ‘암석교회’, 템펠리아우키오
교회의 둥근 지붕은 마치 비행접시가 가라앉은 모습이다. 이 교회는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교회의 특징을 살리는 컨셒으로 어느 두 형제 건축가에 의해 지어졌다고 하는데 과연 창조성이 돋보인다.
토굴 같은 문으로 들어가니 수백개의 서까래가 타원형으로 스트라이프를 이루고 있고, 그 사이사이는 유리로 되어 있어 진짜 다른 우주에서 온 비행접시를 탄 기분이 들었다. 원형의 채광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신비롭게 보인다.
교회의 벽은 암석과 돌무더기가 원시적인 모습 그대로 들어내도 있어 한층 자연미를 살리고 있다. 어디선가 예수님이 암굴에 출현하여 설교라도 할 듯 한 분위기다. 내가 만일 헬싱키에 산다면 이런 교회를 다니고 싶다.
천장의 돔은 갈색으로 아무런 장식이 없는 게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벽면도 이렇다할 장식이 없어 ‘암석교회’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원형의 실내에는 3,100개의 관을 가진 파이프 오르간이 넓은 벽 사방에 붙어있다.
우리가 잠시 빨간색의 의자에 앉아있는 동안 갑자기 파이프 오르간이 울려 퍼졌다. 어찌나 놀랍고도 신비하던지… 아마 이 장엄한 소리는 평생 잊지를 못할 것이다. 가슴을 파고드는 파이프 오르간 소리를 타고 어디선가 선녀와 함께 예언자라도 곧 출현할 것만 같은 분위기다.
암석 사이로 물이 흘러내리는 이 교회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자연의 음향효과를 그대로 살리고 있어 파이프 오르간의 소리는 더욱 빛을 발한다. 그래서 음악회장으로 자주 이용되고 주말에는 결혼식이 자주 열린다고 한다.
벽면에 설치된 촛대는 마치 빨간 의자만 아니라면 절집 같은 분위기도 든다. 교회 안에 들어온 사람 모두가 묵언을 하고 있었다. 묵언정진(黙言精進)! 기부금으로 받는 초 한대 값을 치루고 우리는 촛불을 켜 올렸다. 저절로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곧 허물어 질 것 같은 벽을 바라보며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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