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가 가라앉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좁은 카누를 타는데 카누가 좌우로 뒤뚱거립니다. 조금만 균형이 흐트러져도 곧 뒤집혀 질것만 같군요. 카누에는 아주 작은 나무 의자가 있는데 그 의자에 조심스럽게 앉아야만 흔들리지않습니다.
“좌우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가운데 천천히 앉으세요.”
“어어어어~”
“어마마마!”
“조심조심.”
모두들 겁을 먹고 소리를 지릅니다. 허지만 그 소리는 호기심과 흥분이 뒤섞인 동심원을 그리고 있군요. 톰 소야나 학클베리가되어 모험을 떠나는 소션 소녀 같은 모습입니다.
승객을 태운 사공은 이윽고 긴 대나무로 배를 저어 갑니다.
악어들이 잠수해 있다고 하는데…
엎어지면 큰일 날 것 같군요.
라프티 강은 인도의 갠지스 강까지 흘러가는 성스러운 강이지요.
허지만 스릴 하나는 만점이군요.
악어밥 신세가 되더라도 원시적인 체험이 모두를 흥분하게 만듭니다.
카누를 타고 지나가는 여행자들도 만면에 가득 미소를 짓고 있군요.
아무 것도 생각이 나지않아요.
머릿속에 복잡한 메모리가 완전 포멧이 되어 버린 느낌입니다.
여행이란 그래소 또 가고 싶은 것이겠지요.
“쉿, 조용히 하세요. 저기 악어가 있어요.”
“어디?”
“와~ 정말 악어다!”
“아이고, 이거 악어 밥 신세 되는 거 아니야?”
물속에 잠수를 한 악어가 바로 곁에나타났어요.
정말 저 악어가 꼬리로 카누를 한 번 내려치기라도 한다면...
맙소사!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사공은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쉿"하며 조용히 하랍니다.
녀석의 성질을 돋구면 안되니까요...
모두가 가슴조이며 녀석 곁을 간신히 지나갑니다. 헉헉~~
카누 바닥에는 물까지 새어 스며들고 있네요.
저 녀석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잠을 자는지 통나무처럼 가만히 있군요.
강가에, 강 늪에 낮잠을 자고 있는지 녀석들은 꿈쩍을 하지 않네요.
여간 능청스럽게 보이는군요.
어떤 녀석들은 몸무게가 1톤이 넘고 길이가 7m에 달하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악어들도 악어가죽으로 핸드백, 허리띠, 신발을 만들면서부터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네요. 치트완의 야생 악어도 대부분 인공부화를 시켜 일정기간 우리에서 사육을 한 후 야생으로 되돌려 보낸다고 합니다. 녀석들은 자기네 구역을 허가 없이 쳐들어온 인간들이 귀찮은 가 봅니다.
수풀이 우거진 정글에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른 새벽 탐조여행을 떠나면 아주 많은 희귀한 새들을 관찰 할 수 있어 이곳은 버드 왓칭으로도 유명하지요.
세계조류의 10%에 해당하는 800여종의 조류가 서식을 하고 있다니 과연 새들의 낙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망원렌즈를 장착하고 조류관찰 투어를 떠나는 것도 아주 색다른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물소들이 아주 평화롭게 강에서 놀고 있습니다. 그 옆에서는 어머니와 딸로 보이는 네팔의 여인이 강에서 빨래를 하고 있군요. 빨래를 마친 여인이 강에서 등몰을 하네요.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문명과 거리가 먼 정글은 고요합니다.
정글속을 잠시 산책을 하는데 아름다운 원색의 열대꽃이 여기저기 피어 있습니다. 코끼리 사육장에는 아기 코끼리들이 엄마 코끼리 옆에서 태평스럽게 낮잠을 자고 있군요. 평화스러운 정경입니다.
이 정글에는 거머리도 많습니다. 10년전 타이거 톱스에 머물 때 거머리 소동으로 곤욕을 치른적이 있었습니다. L박사가 밤에 잠을 가슴과 배를 거머리가 물어 뜯어 피가 낭자한 사건이 발생했거든요.
▲코끼리 사육장의 엄마코끼리와 아기 코끼리
이 소식을 듣고 모두가 거머리가 있을까봐 옷을 벗어 털어내는 소동이 벌어 졌습니다. 타이거 톱스 로지는 정글 깊숙히 위치한 무공해 로지입니다. 우기에 거머리들은 사람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면 땅속에서 혹은 나무 가지에서 내려와 쥐도 새도 모르고 사람이 다리를 타고 잠입을 합니다. 제 양말 속에도 언제 들어왔는지 거머리가 뚫고 들어와 발등을 물어 뜩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묘하게도 아프지는 않더군요.
치트완 정글은 야생동물들에게는 어머니의 품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물들의 천국을 정말로 잘 보호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더구나 정글숲은 우리에게 엄청난 산소를 공급해 주는 산소탱크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네팔 치트완국립공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