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라사 드레풍 사원의 벽에 손가락을 집어 넣는 티벳 순례자들
티벳 라사 드레풍 사원을 순례를 하다보면
집중력을 테스트 하는 벽이 있다.
다섯걸음 떨어진 곳에서 눈을 감고 벽을 향하여 걸어가
벽에 뚫린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 집중력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티벳인들은 단번에 검지손가락을 벽에 집어 넣었다.
이 벽의 구멍에 손가락을 제대로 집어 넣으면
행운이 따른다는 것
때문에 하도 많이 손가락을 문질러서
구멍 주변 벽이 손 때가 묻어 반질반질하다.
보기에 무척 쉬워보여 나도 시도를 해보았다.
그러나 내 손가락은 1m 이상이나 벗어나
엉뚱한 곳에 손가락을 집어 넣고 있었다.
티벳인들이 박수를 치며 격려를 했다.
용을 쓰며 두번, 세번시도를 해보았지만 결과는
벽 속의 구멍을 똑바로 겨냥하지 못했다.
보다 못한 티벳 남자와 여자가 다시 웃으며 시범을 보여 주었다.
그들은 웃으면서도 손가락을 구멍에 잘도 집어 넣었다.
목에 흰천을 두른 티벳 순례자들이 모두가 도인처럼 보였다.
그들과 나와의 집중력은 어떤 점에 다를까?
고도가 높아 중심을 잘 잡지 못하는 탓도 있겠지만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똑바로 걸어가야 하는데
나는 꼭 집어 넣겠다는 부담 때문에 집중이 안되는 모양이다.
몇 번 더 시도를 해보았지만 결과는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구멍에 손을 집어 넣는 티벳인들을 바라보며
로마에 있는 <진실의 입>을 상기시켰다.
거짓된 마음을 가진 자들이 손을 집어 넣으면
물어서 잘라버린다는 진실의 입과
티벳인들이 집어 넣는 저 구멍 사이에는 어떤관계가 있을까?
그것은 둘 다 진실 게임다.
거짓된 마음이 없는
정직한 사람들에게만
손을 잘리지않고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 넣을 수 있는
진실게임이 아닐까?
▲내가 두 번 세번 엉둥한 곳에 손가락을 집어 넣자 티벳 여자 순례자가 웃으며 시범을 보여 주고 있다.
(티베트 라사 드레풍 사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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