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뮤지컬에 폭 빠지다!
아이들의 영어뮤지컬 공연을 바라보며...
대공연장보다는 유치원 내에서 자유롭게 하는 공연
아이들의 표정을 담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중의 하나입니다. 해마다 매년 연말 연시가 되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의 각종 재롱잔치가 열립니다. 아이들의 재롱 잔치는 아이들 자신들이 공연을 하며 즐기는 것도 있지만 아이들보나 학부모님들이 더 즐기는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즈음은 한 가정에 아이들이 하나 아니면 둘 정도이기 때문에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란 이루 말할 데가 없지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자식의 재롱떠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그 어떤 공연보다도 더 의미가 있고 즐거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찰라는 해마다 이지차일드 유치원에서 열리는 아이들의 영어 뮤지컬공연을 촬영봉사를 하기 위해 목포로 여행을 떠나 갑니다. 이번에도 12월 20일부터 3일간에 걸쳐 열리는 아이들의 영어뮤지컬 공연과 산타행사를 캠코더와 카메라에 담기 위해 이곳에 와 있습니다. 이 봉사여행은 나에게 두가지 기쁨을 줍니다. 하나는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목포까지 여행을 떠나는 즐거움이고, 다른 하나는 티없이 맑은 아이들과 만나는 기쁨입니다.
아이들의 뮤지컬 공연은 처음에는 큰 공연장을 빌려서 했는데, 작년부터는 유치원 강당에 조명과 무대 시설을 설치하여 유치원 자체 내의 공연장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공연장에서 공연을 하는 것보다 유치원 내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훨씬 아이들에게는 좋은 것 같습니다.
우선 아이들이 늘 익숙해진 장소에서 마음 편하게 공연을 할 수가 있고, 무대 뒤에서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고문(?)도 없기 때문입니다. 대공연장에서 공연을 하면 유치원의 대관료 부담이 크서 아이들이 하루에 공연을 거의 다 해야 하기 때문에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수고로움과 무대 뒤에서 기다려야 하는 고통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공연을 하는 시간은 고작 20분 전후의 짧은 시간입니다. 그 20분의 공연을 위해 아이들은 무대 뒤에서 추위에 떨며 고문을 당해야 합니다.
그런데 유치원 내에서 공연을 하게 되니 이동을 하는 부담도 없고, 여러 파트로 나누어 몇 일간에 걸쳐 공연을 하기 때문에 적당한 수의 관람객과 더불어 매우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화기애애하게 공연을 펼 칠 수가 있어 공연을 하는 아이들도, 공연을 관람하는 부모님들도 부담없이 공연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유치원에서는 공연장 입구에 떡이며, 차를 준비해 놓고 부모님들을 맞이합니다. 또 아이들은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유치원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 때문에 대공연 장에서처럼 추위와 배 고품에 떨 필요도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의 공연이 훨씬 자유롭고 기량을 한껏 펼쳐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한 마음이 되어 공연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재롱잔치는 수업의 연장선으로 이루어져야
흔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아이들의 재롱잔치는 부모님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수업과는 무관한 내용을 따로 연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탤런트나 가수들이 장기자랑이나 공연을 방불케 할 정도로 흉내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아이들은 평소 수업과는 무관한 연습을 하기 위해 수업시간 외에 별도로 춤과 노래, 그리고 악기 등을 연습을 해야 합니다.
언젠가 서울에 있는 어느 유치원고의 공연을 관람하러 간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의 재롱잔치가 마치 TV의 ‘스타킹’ 프로그램을 방불케 할 정도로 요란 했습니다. 의상과 분장도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부모님들은 그런 아이들의 경쟁적인 공연을 보고 열광을 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고, 교육적인 면에서도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곳 이지차일드 유치원은 그런 부담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아이들은 영어수업의 연장으로 한 테마를 정하여 매일 20분씩 춤과 노래를 한다고 합니다. 뮤지컬 선생님의 지도로 음악을 틀어 놓고 춤을 추며 놀이 식으로 매일 연습을 하게 되니 즐거울 수밖에 없겠지요. 나이에 걸맞게 아이들도 잘 알고 있는 동화 속의 한 테마를 약 3개월간 수업을 한다고 합니다. 3개월이 지나면 아이들은 거의 영어로 대사를 다 외우게 되고 주어진 역할도 부담 없이 무난하게 소화를 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아이들이 하는 공연 내용을 보면 춘향전, 백설공주, 미녀와 야수, 흥부와 놀부, 정글북, 알라딘(6~7세반), 타잔, 백조의 호수, 호랑이 생일(4·5세반) 등으로 주로 동화와 우리 고전을 쉽게 각색을 한 내용들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수업의 연장으로 연말에 무대에 올라가 부모님들에게 공연을 선 보입니다.
공연을 통해서 표현능력과 자신감을 길러낸다
그러나 아무리 연습을 하였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말로 공연을 해도 어려울 텐데 영어로 음악에 맞추어 대사를 즐겁게 연기하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참으로 대단하고 신기하게 보입니다. 내가 보기에도 귀여운데 부모님들이 바라보는 아이들의 연기는 한층 더 귀엽고 신기하게 보이겠지요.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공연에 아낌없는 갈채와 환성을 질러댔습니다.
아이들은 동화속의 주인공이 되어 무대 위에서 공연에 몰입을 합니다. 무대 속의 주인공이 된 아이들은 공연을 통해서 자기를 표현하는 능력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겠지요. 더욱이 뮤지컬은 혼자만의 장기자랑이 아니고 반 아이들(보통 15명 전후)과 함께 호흡을 맞추어야 하니 친구들 간에 협동심도 커질 것입니다. 깊은 내용을 담은 동화는 아이들과 학부님들에게 스토리텔링의 메시지 전달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카메라에 아이들의 모습을 담으면서 내 스스로가 아이들의 공연에 몰입되어 가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아이들의 춤과 노래에 맞추어 다리를 어깨를 흔들며 시종 즐거운 마음으로 카메라에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기성인들이 펼치는 그 어떤 공연보다도 아이들의 공연은 순수하고 흐믓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보다 성숙한 관객의 자세가 지켜졌면...
아이들이 펼치는 뮤지컬 속에 나는 어느새 뮤지컬 동화 속 주인공이 되곤 했으며,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어가 저절로 어린아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을 담는다 해도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을 담는 것보다 즐거울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표정을 카메라와 핸드폰에 담느라 너무 극성을 부리는 바람에 아이들이 공연을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한참 공연에 몰입을 하고 있는데 "00야!" 아이의 이름을 큰 소리로 외치며 카메라의 후레시를 터뜨리는 바람에 아이들은 대사와 역할을 잠시 잊어버리는 수가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표정을 카메라에 담는 것도 큰 즐거움 중에 하나이겠지만 아이들은 부모님들의 뜨거운 갈채와 환성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내 자식이지만 관중과 관객 사이의 예의를 지키는 좀 더 성숙한 관람 자세가 지켜진다면 더 멋진 공연이 펼쳐 지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의 귀여운 사진을 사전 양해없이 이곳에 몇 장 올려 보았습니다. 누구나 보아도 즐거워 할 것으로 생각되어 아이들의 티 없는 표정을 담은 것이니 혹시 학부형님들께서 이 사진을 보시더라도 깊은 이해를 해주시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