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고마운 소낙비여!
어제(6월 12일) 소낙비가 한바탕 시원하게 쏟아져 내렸습니다.
소낙비 내린 후 농촌 풍경은 점점 분주해집니다.
오늘 아침(6월 13일) 일어나 텃밭에 나가보니
채소와 곡식들이 한껏 싱싱하고
탱탱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습니다.
태양은 구름 속에서 열기를 품고
임진강 건너 산야에는 옅은 안개가 끼어 있습니다.
밤 사이 오이는 한 뼘이나 더 커 있고,
토마토는 볼이 터질 듯 부플어 올라와 있습니다.
가지도 목을 내밀고
호박도 점점 풍선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고추는 주렁주렁 열러가고
보리똥 나무열매는 더 붉게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익을대로 익은 보리가
황금물결처럼 출렁거리고 있습니다.
상치는 더 한층 푸르러지며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감자는 수확을 기다리고 있으며
고구마순은 침차게 줄기를 뻗어가고 있습니다.
발밑에 닿는 흙의 감촉이 부드럽기만 합니다.
어제 심은 검은콩 싹이 언제 나올지
가슴이 괜스리 두근거려 집니다.
오, 고마운 소낙비여!
(2012.6.13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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