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임진강 평화누리길 산책에 나섰습니다.
지난 봄 4월 20일 이전에 이 길을 걷고나서 거의 두 달만에 걸어보는 6월 누리길은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그동안 인도와 부탄여행을 다온데가 아내가 다리를 다쳐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올 짬이 없었습니다.
동이리 임진강변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나 있고,
키를 넘기는 개망초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나비들이 개망초 사이를 숨바꼭질을 하며 유희 합니다.
홀로 숨을 죽이며 걷는 길은 침묵 그 자체입니다.
나는 개망초 수풀을 걷다가 우연히 표범나비 한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녀석은 기꺼이 나의 모델이 되어 주었습니다.
다른 나비들은 지그재그로 날으며 사진을 찍을 기회를 주지 않는데 녀석은 붙박이처럼 움직일 줄을 모릅니다.
내가 숨을 죽이며 카메라의 앵글을 가가이 들이 대도 녀석은 아랑곳 하지않고 꿀을 빨아 먹고 있습니다.
인적이 워낙 드문 곳이라서 그런지 녀석은 태평하기만 하기만 합니다.
녀석은 표범나비 중에서도 작은은점선표범나비입니다.
날개 모양은 둥그스럼 하고 꼭 표범같은 색깔을 띠고 있습니다.
날개 뒷면에 은점 무늬가 여러개 있고 바깥 가장자리에는 은점선 무늬가 톱날처럼 뻗어 있어 은점선표범나비라고 부른 답니다.
녀석은 더듬이로 꽃을 만져보고 발로 꽃을 부여잡고 침을 들여박아 개망초 꿀을 달게 빨아 먹고 있습니다.
개망초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비행을 하는 표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히야~ 이토록 오래 모델을 해주다니 ... 오늘은 참으로 녀석과 인연이 깊은 날인 모양입니다.
녀석은 내가 떠날 준비를 해도 여전히 개망초 위에 앉아 있습니다.
야, 개망초 꿀이 그렇게도 맛이 있니?
잘있어라, 나비야~~
나는 거의 30분 동안을 표범나비의 유혹에 빠져 유희를 하다가 내가 지래 지쳐 자리를 떴습니다.
참으로 무더운 날이었지만
나를 유혹하는 표범나비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개망초 수풀을 이루고 있는 평화누리길
동이리 주상절리 임진강 여름풍경
(2012.6.15 임진강 평화누리길 동이리)
'국내여행 > 임진강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자를 수확하며 (0) | 2012.06.19 |
---|---|
콩을 심다 (0) | 2012.06.17 |
잔디관리... 생각보다 쉽지않네! (0) | 2012.06.16 |
작은 상상력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 (0) | 2012.06.15 |
오, 고마운 소낙비여! (0) | 2012.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