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곡수정 풍경소리

찰라777 2012. 10. 30. 07:07

풍경소리

 

 

  

 

 

 

 

바람이 불면 곡수정에 풍경소리가 울린다

바람이 불면 금가락지 처마끝에 풍경소리가 울린다

바람이 불면 주상절리 적벽에도 풍경소리가 울린다

바람이 불면 인적이 드문 북위 38도 선상에 풍경소리가 울린다

 

 

 

 

▲곡수정 풍경과 주상절리

 

 

 

 ▲금가락지 처마끝에 달린 풍경

 

 

 

그것은, 설교하지 않고, 설법하지 않는 언어다

잠언처럼 함축되고, 법구경처럼 있는 그대로 소리를 내는 진리의 언어다

모자라는 것은 소리를 내지만

가득 찬 것은 조용하다

얕은 개울물은 소리내어 흐르지만

깊은 강물은 소리없는 묵언으로 흐른다

 

 

 

 

 

 

 

 

 

 

그러나...

자연은 가끔은 깨어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바람이 풍경을 흔들어 깨어 있는 소리를 낸다.

 

 

 

 

 

 

 

 

 

 

나를 아는 일은 나(我)를 버리는 작업이다

깨달음은 얻는 것이 아니라 번뇌를 털어내는 작업이다.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려면

나를 버리고 아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바람아 불어 다오

깨어 있는 자연의 소리를 들려다오

 

 

바람이 불면 곡수정에 풍경소리가 울린다

바람이 불면 금가락지 처마끝에 풍경소리가 울린다

바람이 불면 주상절리 적벽에도 풍경소리가 울린다

인적조차 드문 북위 38도 선상에 풍경소리가 울린다

 

 

 

 

 

 

 

 

지난 주에 집안을 정리하다보니

풍경이 세 개나 나왔습니다.

아마 청정남님이 어디선가 구해온 것 같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지리산 화엄사에 등산을 갔다가 사온 것이라고 합니다)

 

풍경은 달아주어야 소리를 냅니다.

마침 집수리도 깔끔하게 끝나고 해서

풍경 세 개중

하나는 곡수정(曲水亭)에 달고

두 개는 금가락지 처마 양쪽 끝에 매달아 두었더니

바람이 불면 풍경소리가 나를 깨워주곤 합니다.

 

인적조차 드문 이곳 금가락지에 풍경을 달고 나니

고요한 산사에 번뇌를 씻어주는 청량한 소리로 울려옵니다.

 

풍경소리는 곡수정 앞에 펼쳐진 주상절리와 절묘하게 어울리며 소리를 냅니다.

바람이 불면 풍경소리는 어리석은 이 중생을 흔들어 깨워줍니다.

아마 금가락지를 찾는 분들에게도 한줄기 번뇌를 씻어주는 소리를 들려줄 것입니다.

 

 

 

 

 

 

 

 

*곡수정(曲水亭)

곡수정은 주상절리를 흘러가는 임진강이 굽어서 흘러내려

한탄강과 합수가되어 흘러내린다고 하여

금가락지 앞 뜰에 지은 정자에 붙인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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