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서리가 흰 눈처럼 천지를 덮고
수은주는 영하 4도로 뚝 떨어져 있습니다.
투터운 내의 입고,
털모자 쓰고
방한복 걸치고
문 박차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아, 현관문 바로 앞에
서리를 잔뜩 맞은 국화가
고개를 수그린 채 웃고 있네요~
서리꽃 속에 핀 국화향기가 애처롭습니다.
찬서리 속에 고고히 피어나 있는 국화는
과연 가을꽃의 으뜸입니다.
따뜻한 섬진강 남쪽 땅에서
추운 임진강 금가락지로
멀리멀리 시집 온 국화야
차가운 서리침에 찔리면서도
이토록 아름답게 피워주다니...
금가락지에 유일하게 피어나
마지막 늦가을을 장식하는
국화에게 뜨거운 갈채를 보냅니다.
이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날마다 임진강 일기를 써내려 갔을까?
1년을 기다리며
피워준 국화꽃이여!
푸른 청춘 다 지나 갔지만
맑은 영혼
하얀 서리 영혼을 뒤집어 쓰고
아름다운 연분홍으로 피어났네
연분홍 시린 모습으로
삭막한 금가락지 밝히며
피어난 국화야
가슴까지 시려온 너의 아름다움이
한편의 시로 다가오는구나
하얀 가슴으로
너를 만지며
이젠 겨울을
노래할 차례로구나
임진강에서 날아온
하얀 영혼이
금굴산 자락에 피어나면
금가락지는
동면으로 들어가지
커피잔마져
얼어붙은 계절
커피잔에 피어난 무서리꽃이
겨울을 노래하고 있네
뜨거운 커피 한잔으로
겨울을 이겨내야지
하얀 이불로 변한
잔디밭이
금가락지를 따뜻하게
덮어주겠지
장독대를 얼린
동장군아
제발 장독은
깨지 말아다오
금굴산 자락에 홀로
군병처럼 서있는 금가락지는
우리들의 유일한 보금자리
이 추운 겨울에도
행복한 시간꽃 피우며
여행에 지쳐 이곳을 찾는 이들을
따뜻하게 데워주리라
* 이곳 금가락지와 인연을 맺은지도 벌써 1년이 되었군요.
작년 11월 섬진강변에서 임진강변 금가락지와 인연을 맺은 후
쓰기 시작한 <임진강일기>가
오늘로 201회째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두서없이 올린 임진강일기를
애독하여 주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서리꽃 속에 피어난 아름다운 국화꽃을 바침니다.
금가락지와 인연을 맺게 하여주신
청정남님께 뜨거운 감사드리며
찬서리 속에 고고히 피어난
국화꽃을 바칩니다.
찬서리 속에서도 아름답게 국화꽃처럼
모두가 이 풍진 세상을 지혜의 꽃 피우며
이 겨울에도 행복하고 건강한 시간보내시기를
두손모아 기원드립니다.
(2012.11.18 찬서리 속에 피어난 국화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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