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인도네시아·발리

핸들 놓고 말춤 추는 발리의 택시운전사

찰라777 2012. 11. 29. 07:46

 

운전대 놓고 말춤 추는 발리의 택시운전사

 

휴우~ 이렇게 해서 그 쪽 가방, 이 쪽 가방이 체인지가 무사하게 잘 될 수 있었다. 우리는 토끼 용궁에 들어갔다가 나온 여행 가방을 끌고 다시 택시를 타러 갔다. 비싼 공항택시를 또 탈수는 없고 블루버드 택시를 기다리는 데 택시가 보이지 않는다. 공항 경비원에게 물으니 블루버드 택시는 공항 밖에 나가서 잡아야 한다고 했다.

 

“택시? 이거 타고가요.”

“쿠타 머큐어 호텔인데 얼마지요?”

“10만루피아.”

“너무 비싸요.”

“5만 루피아.”

“여기올 때 3만 루피아로 왔거든. 3만루피아로 가요.”

“노오, 5만 루피아.”

 

그렇게 택시 운전사와 실랑이를 하다가 우리는 공항 밖으로 택시를 잡으러 걸어 나갔다. 블루버드 택시를 타면 3만 루피아도 안 되는 거리다. 그런데 아까 요금 실랑이를 벌였던 그 택시가 우리 곁으로 오더니 “좋아요. 3만루피아. 타세요.” 아마 손님이 없는 모양이다. 우리는 그 택시를 탔다.

 

 

“유, 자판?”

“노오, 코리아.”

“아, 코레아! 강남스타일!!!!”

 

 

 

 

전 세계를 춤추게 한 싸이는 애국자

 

그는 강남스타일하며 싱긋 웃더니 자신의 이름이 시디(CD)라고 소개했다. 나는 내 이름의 앞 이니셜을 따서 ‘오케이’라고 소개를 했다. 그러자 그가 갑자기 웃으면서 큰소리로 말했다. 발리의 거리는 여전히 차량과 오토바이로 꽉 차서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당신 오케이, 나는 시디, 오케이 시디. 하하하 오케이, 당신은 강남스타일! 나 강남스타일 무지 좋아해요.”

 

그러면서 그는 갑자기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틀었다. 싸이의 서울공연과 인도네시아 말로 제작한 강남스타일이 번갈아 화면에 나왔다.

 

“당신도 말춤을 좋아하느냐?”

“호스댄스! 나 그거 무지 좋아해요.”

 

그러면서 시디는 운전대를 놓고 손을 X자로 올려놓고 궁둥이를 들썩거리며 말춤 추는 흉내를 냈다. 이거야 정말, 운전이나 잘했으면 좋겠는데. 그는 말춤을 추다가 “오빠 강남스타일”을 부르다가 하며 법석을 떨었다. 그러는 중에 어느 새 택시는 머큐어 호텔에 도착했다.

 

 

 

“오케이, 내일 내 차로 발리 관광 안 갈래요.”

“하루 렌트하는데 얼마인데요.”

“50만 루피아. 싸요.”

“너무 비싸요. 40만루피아면 모르지만.”

“그러면 내가 믿쪄서 안 돼요. 45만 루피아로 해요.”

“40만루피아로 한다면 내가 당신에게 전화를 할게요.”

“45만루피아로 해요. 여기 명암 드릴게요. 오빠 강남스타일! 내일 전화주세요.”

“하하, 40만 루피아라면 생각해보고 전화하지요. ”

 

그렇게 그와 나는 말춤 추는 흉내를 내며 흥정을 하다가 유쾌하게 웃으면서 해어졌다. 택시를 하루 렌트하는데 운전수, 기름까지 다 해서 45만 루피아 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5만원이 채 안 된다. 한국 돈으로 환산을 하면 그리 비싼 편은 아니지만 발리에 왔으니 발리 식으로 계산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영업용 택시는 아무래도 4명이 타려면 비좁을 것 같았다.

 

하여간 싸이의 강남스타일 덕분에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 쪽 이쪽 하며 여행가방 때문에 골치가 아팠는데 싸이 덕분에 머리가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하여간 싸이의 말춤 덕분에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는 동안 여러가지로 엄청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싸이의 말춤이 이렇게 위력이 폭풍처럼 거세다니 놀랍다. 그는 온 지구촌을 춤추게 하고 있다. 오빠, 강남스타일! 싸이는 정말 애국자야. 싸이 덕분에 운전사도, 호텔 벨보이도, 레스토랑에서도 멋진 대우를 받을 수 있었으니....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