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화폐 단위 루피아
하루에 40만 루피아 짜리 렌터카
인도네시아 화폐단위는 루피아다. 우리나라 원화와 환율은 대략 10대 1(100루피아 당 살 때 12.18원, 팔 때 9.93, 11월 29일 현재기준)이다. 즉 1만 루피아는 원화로 1천 원 정도 된다. 그러나 물건을 사거나 밥을 먹거나 루피아를 지불하다보면 엄청 큰돈을 내는 기분이 든다.
아내는 루피를 지불 할 때마다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예요? 하고 열심히 환산을 하느라 머리를 굴리며 묻는다. 사실 공항에서 쿠타 지역 머큐어 호텔로 오는 택시요금도 블루버드 택시를 타면 3만 루피아(3천원)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아마 3만 원 정도 나올 거리다.
▲하루 10시간에 40만루피아 렌터카. 기사, 기름 포함
화폐단위에 대한 내 생각은 그냥 그 나라 돈으로 생각하고 그에 걸맞은 생각을 하라는 것이다. 한국 돈으로 환산을 하느라 신경을 쓰다보면 돈을 쓰는 재미도, 여행의 재미도 없어진다. 유럽에 가면 유로단위로, 미국에 가면 미국 달러로 물건 값이나 요금에 맞게 그냥 쓰라는 것이 여행 건강에 좋다. 열심히 한국 돈으로 환산을 해 보아야 자가당착에 빠지기만 한다.
▲인도네시아 루피아. 원화와 환율은 대략 1000대 1
머큐어 호텔은 우리나라 보통 모텔수준의 호텔이다. 그래도 정원에 풀장이 있다. 발리의 호텔은 풀발리라고 해서 개인 풀장이 달린 호텔이 인기다. 누사 두아에 해변에는 힐톤, 하얏트, 쉐라톤 등 고급 호텔이 몰려있다.이곳은 하루 밤에 500달러 내지 1000달러를 하기도 한다. 짐바란의 포시즌스리조트나 우붓의 아만다리리조조트는 황홀함의 극치를 이룬다.
그런가 하면 싼 숙소는 쿠티자역 파피즈 골목Gang Poppies에 몰려 있다. 우리수준에 맞는 게스트 하우스와 호스텔 들이다. 이곳 머큐어 호텔은 하루 밤에 50만 루피(5만원)정도 하는 보통 모텔 수준이다. 그래도 우리들에게는 엄청 고급 호텔이다. J선생님이 미리 예약을 해버려서 그렇지 아무도 아내와 내가 예약을 했다면 10만 루피 내외의 호스텔을 예약 했을 것이다.
▲머큐어 호텔의 풀장. 몽환적인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다.
오늘부터 발리 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아침에 몽환적인 풀장을 바라보며 호텔에서 주는 브랙퍼스트를 먹었다. 아침 일직부터 풀장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도 있다. 진한 커피를 마시며 커피향에 취해 풀장을 바라보는 느낌은 여행지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발리는 해변만 있는 것이 아니다. 흔히 발리를 세계적인 휴양지로만 생각하고 있다. 발리Bali는 ‘신들의 섬’이다. 산스크리트어 ‘와리(제물)’에서 유래된 발리는 ‘뿔라우 스리부 뿌라(천 개의 사원이 있는 섬)’라고 부른다. 실제로 발리에는 2만 여 개의 힌두교 사원이 있다. 아니 집집마다 힌두교 신을 모시는 사원과 탑이 있다.
‘지상의 낙원’, ‘세계의 아침’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는 발리는 전 세계에서 날아드는 비행기들로 공항을 늘 부산하다. 제주도의 2.7배 정도 되는 발리에는 약 4백만 명의 인구가 바글거리고 있다.
발리에는 해발 3000미터가 넘는 아궁 산Gunung Agung(3,142m)이 있는데 발리사람들은 이 산을 세계의 중심으로 여기며 성스러운 산으로 숭배를 하고 있다. 아직도 이 산은 간간히 폭발을 하고 있는 활화산이다.
▲고만이라고 하는 24세의 운전사와 함께 렌터카로 발리 투어에 나섰다.
어제 공항에서 탔던 시디의 차는 일반 영업용택시라서 너무 좁아 호텔 벨보이에게 부탁을 하여 RV렌터카를 하루에 40만 루피에 예약을 했다. 7인승이지만 그리 넓지는 않다.
“우와~ 40 만 루피라니 너무 비싸지 않아요?”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4만원이오. 기사, 기름 값 다해서.”
“아 참, 그렇지요? 꼭 40만원으로 착각을 한다니까요.”
“40만원으로 생각하고 값지게 투어를 합시다.”
아내가 비싸다고 놀라면 나는 재빨리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여 말해주고, 너무 싸다고 생각하면 루피아로 말해주었다. 돈이란 생각하기 나름이다. 어떤 일이나 물건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돈이 들더라도 꼭 행동을 해야 한다. 그때 못하면 나중에 후회를 해도 할 수가 없다. "그 때 그걸 꼭 보아야 하는데..."하고 후회를 한들 이미 늦은 일. 거리와 시간, 그리고 돈은 다시 오기 힘들어지게 한다. ▲우붓지역으로 가다가 들린 과일가게
아침 8시 30분, 고만이라고 하는 젊은 청년이 7인승 RV 차를 몰고 와 호텔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갸름한 얼굴에 매우 순해 보이는 전형적인 원주민 스타일이다. 나는 세 여인을 모시고 가이드 겸(?), 촬영기사 겸 자동차 앞좌석에 앉았다.
자동차는 쿠타지역을 벗어나 우붓지역으로 달려갔다. 도중에 우리는 과일가게에서 발리의 열대과일을 샀다. 망고, 사과, 바나나 등 9만 루피아어치 열대과일이 들기가 무거울 정도다. 예술의 도시 우붓에 도착하기전에 우리는 발리의 전통 춤 바롱댄스Barong Dance를 관람하기로 했다. 바투불란에 있는 바롱댄스 공연장에는 벌써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 있었다. 발리에서 가믈란 연주와 함께 펼쳐지는 바롱댄스를 보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후회를 할 것이다.
(다음 호에는 선과 악의 대결에 대한 발리 전통극 바롱댄스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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