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가 "솟적다 솟적다" 울면 풍년이 온다는데…
5월 27일부터 내린 비는 연일 3일 째나 내렸다. 이번 비는 마치 장마철이 든 듯 상당히 많이 내렸다. 경기도 연천지역에 3일 동안 내린 강수량이 150mm 정도나 된다니 봄비치고는 거의 폭우 수준이다. 더구나 27일 강풍을 수반한 비로 보리가 다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단비로 논밭에 심은 작물들이 생기를 찾고 힘차게 자라나고 있다.
▲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보리
텃밭에 나가보니 감자도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땅에 엎드려 있다. 토마토와 오이, 가지도 고개를 수그리고 있다. 당근 , 호박, 고추, 땅콩을 비롯하여 모든 작물들이 거의 배 이상 자라버린 것 같다. 그만큼 자연이
내려준 비의 위력은 엄청나다.
아무리 인간이 물을 주어도 이처럼 생장을 시킬 수는 없다. 천천히 내린 비들이 뿌리 밑 깊숙이까지 내려 땅속 깊은 곳과 주변에 있는 자양분을 오래도록 빨아들이게 하여 식물들이 성장을 하는데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
▲ 단비를 맛고 훌쩍 자란 감자밭에 하얀 꽃이 피어나고 있다
영양분을 듬뿍 빨아먹은 채소들이 쑥쑥 자라나 꽃을 피우고 있다. 오이, 호박, 감자, 가지, 토마토, 완두콩 등 모든 봄 작물들이 제각기 아름다운 꽃을 피워 주고 있다. 옥수수도 훌쩍 자라나 있다.
임진강에도 물이 엄청나게 불어나 있고, 주상절리에는 수십 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절경을 이루고 있다. 아카시아, 산딸나무, 층층나무, 때죽나무, 이팝나무 등 5월에 피는 하얀 꽃들이 일제히 만발하게 피어나고 있다. 찔레꽃도 강한 향기를 품어내며 아름답게 피어 있다.
텃밭에 드문드문 심어 놓은 메리골드도 황금색 꽃을 피우며 반가운 미소를 짓고 있다. 장독 밑에서는 금소화가 함초롬히 이슬을 머금고 어여쁜 미소를 짓고 있다. 부처님의 머리를 닮은 불두화도 탐스런 봉오리를 이루며 다소곳이 피어있다.
모내기를 갓 끝낸 논에 백로 한 쌍이 한가롭게 먹이를 찾고 있다. 평화로운 풍경이다. 우렁이를 입에 문 백로가 맛있게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새들은 창고에 먹이를 결코 저장하지 않는다. 그들은 있는 그대로 먹을 만큼만 먹는 것이다.
▲ 모내기를 끝낸 논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백로. 우렁이를 맛있게 먹고 있는 백로
새들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들이 거의 다 그렇다 그들은 결코 먹이를 저장하지 않는다. 최소한 생존을 할 수 있을 만큼만 먹을 뿐이다. 그러나 오직 인간만이 창고에 먹을 것이 가득한데도 더 많이 자구만 저장을 하려는 욕심을 부리고 있다. 자연의 생태고리처럼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결코 대량 살상을 하는 전쟁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산에는 뻐꾸기가 "뻐꾹뻐꾹" 울고,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가 "딱따르르르르~" 하고 들려온다. 전설에 의하면 소쩍새가 "솟적다 솟적다"하고 울면 풍년이 오고, "솟적 솟적" 하고 울면 흉년이 온다고 하는데, 오늘 아침 소쩍새는 금굴산에서 "솟적다 솟적다" 하며 울고 있다.
어쩐지 금년에는 풍년이 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작년에는 4월 말일 이후 거의 두 달 동안 극심한 가뭄으로 모든 야채와 식물들이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런데 금년에는 5월 들어 몇 번째나 단비가 내려주고 있다.
어쩐지 풍요를 예고하는 것 같아 농사를 짓는 농부의 마음을 즐겁게 해 주고 있다. 금년에는 대풍이 들어 서민들이 살기좋은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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