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중심 38선에 건설되는 사장교의 의미
▲ 연천군의 새로운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동이1교>는 한강이북 38선상에 유일하게 건설되는 타정식 강합성 사장교로써 한반도 중심에서 남북한 사람이 서로 만나는 형상을 취하며 통일의 염원을 담고 있는 다리이다.
10월 11일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임진강 적벽에 건설되고 있는 <동이1교>(가칭) 롯데건설 현장을 찾았다. 리프트를 타고 높이 100m에 달하는 주탑에 오르니 놀라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사람 '人'자 모양을 한 거대한 두 개의 주탑에 굵은 케이블로 연결된 길이 400m의 교량상판이 임진강을 가로지르고 그 아래 임진강 주상절리 절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다리 건너 임진강과 한탄강 사이에는 노랗게 익어가는 남계리의 넓은 황금벌판이 평화롭게만 보인다.
황금벌판을 넘어 멀리 고대산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감악산이 바로 눈앞에 있는 듯 가까이 다가온다. 비온 뒤 시계가 맑은 날이라 휴전선을 넘어 북한 땅에 있는 개성의 송악산까지 아련하게 보인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합류지점. 우측에 감악산이 정상이 보인다
▲ 동이1교 100m 주탑에서 바라본 개성 송악산.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와 군남면 남계리 사이 임진강을 잇는 <동이1교>는 길이 400m, 주탑 높이 100m, 폭 20.9m의 타정식 강합성 사장교(斜張橋-경사진 여러 개의 케이블을 주탑에 직접 연결하여 교량상판을 연결하는 다리)이다.
동이1교는 규모 상으로는 국내 사장교 중 아홉 번째로 긴 다리이나 한강이북에 최초로 건설되는 사장교로 한반도의 중심이 되는 <중부원점>에 건설되는 다리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중부원점>은 북위 38도, 동경 127도 상의 한반도 중심이 되는 지점으로 대한민국의 지질측량 및 지도제작의 기준이 되는 지점이다. 또한 북한 땅에서 발원한 임진강과 강원도에서 발원한 한탄강 강이 합류되는 <합수머리> 지점이기도 하다.
통일부는 바로 이 지점에 한반도 통일에 대비한 <한반도 통일미래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통일부는 이 센터에서 남북분단으로 인한 민족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통일 미래를 위한 갈등 치유, 소통, 평화, 국제교류, 국민대통합, 통일 생태환경 등을 콘셉트로 향후 한반도 통일에 대비한 집체교육장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북위 38도, 동경 127도 <중부원점>, 임진강과 한탄강이 합류되는 합수머리에 <한반도 통일미래센터>가 2014년 10월 개관을 목표로 한창 건설중에 있다.
이처럼 한반도 중심지역에 건립되는 동이1교는 높이 100m의 두 개의 주탑이 사람 '人'자 모습으로 분단된 남북한 민족이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만나기 위해 마주보고 있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주탑에 설치된 88개의 케이블 역시 사람 '人'자 모형으로 두 팔을 벌리며 다리 중심에서 함께 만나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한반도 중심에 건설되는 동이1교 설계에 <로하스 브리지>(LOHAS BRIDGE)란 독특한 콘셉트를 도입하였다. 'L(경기 북부의 Landmark), O(한반도 중심 Origin), H(교량 경관 Highlight), A(이용 편리 Access), S(임진강 적벽의 Spectacle)이란 의미를 부여하고, 임진강 양쪽에 사람 '人'자 모형의 주탑을 세워 남북한 사람이 서로 만나 화합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는 연천군을 상징하는 워드마크인 <한반도 중심 로하스 연천>(The Heart of LOHAS Yeon Cheon)과 부합되는 의미이기도 하다.
▲ 롯데건설은 한반도 중심 <중부원점>에 건설되는 동이1교에 <로하스 브리지>(LOHAS BRIDGE)란 독특한 콘셉트를 도입하였다. 'L(경기 북부의 Landmark), O(한반도 중심 Origin), H(교량 경관 Highlight), A(이용 편리 Access), S(임진강 적벽의 Spectacle)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연천군을 상징하는 <한반도 중심 로하스 연천>과 부합되는 의미이기도 하다.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은 앵커리지 공법 도입
2009년 7월 착공한 동이1교는 주탑과 교량상판을 연결하는 케이블 공사를 마무리하고, 교량상판 양쪽을 다리 중앙에서 마지막으로 연결하는 키세그(Key Seg) 설치 작업을 남겨두고 있다.
"키세그 작업은 다리 중앙에서 교량 양쪽을 마지막으로 연결하는 일종의 교량상량식 같은 것으로 사장교 건설에서는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온도가 10C˚ 변화 될 때마다 교량상판이 10~20mm 정도 늘어나거나 줄어들기 때문에 케이블 장력을 정말하게 조정하고 주탑과 주경간 간의 측량을 정확히 하여 한 치의 착오도 없이 세팅을 해야 합니다."
▲ 롯데건설 문형찬 현장소장이 임진강 적벽 등 주변경관을 해치지 않고 사장교를 건설해야하는 시공상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동이1교 건설현장을 진두 지휘해온 롯데건설 문형찬 현장소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그동안의 공사현황과 교량상판을 마지막으로 연결하는 키세그 작업을 설명했다.
"또한 동이1교는 임진강의 적벽과 주변의 자연환경을 해치치 않고, 급류로 인한 위험과 각종 부유물이 교각에 걸리는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FCM 공법을 도입하였습니다. 강 중심부는 물론 주탑과 측경간 교량구간에 교각을 세우지 않고 사장교에 필요한 케이블을 지지해줄 앵커리지 공법을 도입하였습니다."
▲ 임진강적벽과 주변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강물에 교각을 세우지않고 앵커리지 공법을 도입하여 설계한 동이1교는 급류로 인한 저항 위험과 각종 부유물이 교각에 걸리는 문제점을 해소하였다.
임진강 주상절리는 강폭이 좁아 장마철이나 집중 호우 시에는 북한의 황강댐 방류로 인해 강물이 불어나고 급류와 함께 각종 부유물들이 엄청나게 떠밀려온다. 따라서 롯데건설은 FCM공법(Free Cantilever Method-외팔보공법)과 앵커리지 공법을 도입하여, 강 중심부는 물론 주탑과 측경간 교량구간에 교각이 없는 사장교를 시공함으로써 급류로 인한 저항과 각종 부유물이 교각에 걸리는 문제점을 해소하였다.
주탑은 중공형 콘크리트 주탑으로 내부에 공간이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높이 100m의 거대한 주탑은 ‘Y'자형으로 중간에 합류부가 있다. 주탑의 가설은 이동식거푸집인 ASC(Auto Climbing System)폼을 이용하여 일정 높이(2.1-4.0m)마다 콘크리트를 타설하여 시공하였다. 고공에서는 타워크레인으로 콘크리트 타설용 버켓(becket)을 인양하여 주탑 콘크리트를 설치하였다.
▲ACS폼을 이용하여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고공에서 타워크레인으로 콘크리트 타설용 버켓(becket)을 인양하여 주탑 콘크리트를 설치하였다.
보강형(교량상판)은 12.45m의 주거더와 가로보로 이루어져 있으며, 테릭크레인(Derick Crane)을 이용하여 FCM(Free Cantilever Method)-외팔보공법)으로 가설했다. FCM공법이란 주탑과 같이 고정된 지점을 시점으로 공중에서 점진적으로 가설해 나가는 공법으로 교각을 세우지 않고 다리를 건설할 수 있다. 따라서 교량하부의 환경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교량하부에 유람선 등 선박통행이나 자연경관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크레인을 이용하여 외팔보공법으로 교량상판을 가설하고 있는 장면
사장교의 건설은 케이블 설치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주탑과 교량상판을 연결하는 케이블은 제작형태에 따라 PWS(Parallel Wire Strand)와 MS(Multi Strand)방식으로 나뉜다. MS방식은 7개의 와이어를 HDPE(High Density Polyethylene-고밀도 폴리에틸렌)로 코팅하여 하나의 케이블을 제작하고, 이를 필요한 개수만큼 배치한 후 마지막으로 케이블 다발을 HDPE 덕트로 보호하는 방법이다. 동이1교는 MS방식으로 케이블을 설치하고 있다.
▲ 주탑과 교량상판에 연결된 케이블.
"사장교의 케이블 설치는 마치 피륙을 짜는 베틀에서 사용하는 북이 왕복을 하는 원리로 설치됩니다. 먼저 케이블을 보호하는 HDPE 덕트 내부에 메인 가닥 1본을 삽입하고, 이를 타워크레인으로 인양하여 주탑 정착구에 정착을 시킵니다. 그리고 서비스 크레인을 이용하여 나머지 한쪽을 인양하여 교량상판 정착구에 정착을 시킵니다. 그런 다음 케이블 운반용 셔틀을 이용하여 나머지 Strand를 1본씩 반복하여 설치합니다. 이렇게 해서 88개의 케이블을 설치하는 데 0.6인치 케이블 선(Strand)이 502,320m나 소요되어 되었습니다. "
하나의 다리를 건설하는데 케이블 선이 무려 502km나 소요되다니 놀랍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거리보다 더 먼 거리이다.
▲ HDPE 덕트에 고정시킨 MS 케이블. 88개의 케이블을 설치하는데
0.6인치 Strand가 무려 502,320m나 소요되었다.
또한 사장교는 교량상판이 케이블에 매달려 있어 바람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한 진동이 발생하기 쉽다. 그러므로 설계과정에서 내풍안정성에 대한 실험과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롯데건설은 보강형을 1/60, 전체교량을 1/100로 축소된 모형을 제작하여 풍동실험을 측정하였다. 풍동실험결과 동이1교는 실험풍속 55-60m/s까지 내풍성을 확보하여 바람에 의한 저항에 견뎌내도록 설계하였다.
국내에서 현재 400m 이상 사장교 건설 실적을 보유한 건설사는 4-5개사로 국한되어 있다. 롯데건설은 2009년도에 동이1교를 수주함으로써 타정식 강합성 사장교를 국내에서 최초로 시공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공초기 주민들과의 마찰, 최첨단 기술과 시공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흔치 않는 사장교를 건설(주탑시공, 앵커리지 설치, 케이블 연결 등)하는 과정에서 롯데건설은 몇 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롯데건설 문형찬 현장소장은 주민들을 초청하여 다리 건설현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주민들의 협조에 감사하는 보답으로 100m 높이의 주탑까지 함께 올라가 현장견학을 실시하는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100m 주탑에 올라온 주민들은 주변 경관에 감탄하며 "언제 이렇게 멋지고 높은 탑에서 주변의 절경을 볼 기회가 있겠느냐"며 이구동성으로 협조를 약속하였다고 한다.
▲ 외팔보공법(FCM)으로 교량상판을 연결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높이 100m의 주탑 시공을 하는 과정에서 ACS폼(Auto Climbing Form System-높은 구조물 시공을 위하여 개발된 거푸집 운영 시스템)이 문제를 일으켜 애를 먹기도 했다.
공장에서 제작해온 ACS폼을 조립해본 결과 경사구간의 대응, 안전 시스템에 대한 문제, 거푸집 조립부, 탈부착, 고정 시스템, 상부이동 시스템의 불량으로 주탑작업에 투입할 수 없는 상태에 직면했다. 롯데건설은 현장에 태스크 포스 팀을 구성하고, 수정과 조립을 수없이 반복한 끝에 역 'Y'자형 주탑 시공에 적합한 ACS폼을 개발하여 무사히 주탑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청정지역 연천군에 개발의 숨통이 트일까?
연천군은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하면서도 개발이 매우 낙후된 개발소외지역이다. 휴전선 최 접경지에 위치하다보니 전체면적의 9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묶여있어 다른 수도권인접지역에 비해 도로교통망, 전철, 병원, 대형마트, 문화시설이 크게 낙후되어 있다. 인구도 1984년에는 6만8천여 명이었으나 2012년 12월 말 현재 4만 5천여 명으로 오히려 감소 상태에 있다.
▲ 최근 귀농 귀촌의 관심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청정지역 연천군. 경관이
빼어난 임진강 주상절리를 중심으로 전원주택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어유지리를 거쳐 적성-자유로로 이어지는 마포대교
▲동이1교가 완공되면 인터체인지가 있는 동이리에서 전곡까지는 승용차로 불과 5분대로 가까워진다.
▲물안개가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청정지역 연천
▲ 교량상판을 양쪽에서 마지막으로 연결하는 키세그 작업을 남기고 있는 동이1교. 9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묶여 개발이 낙후된 연천군에도 동이1교와 37번 도로공사과 완공을 계기로 개발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맑은 공기, 맑은 물, 그리고 쾌적한 청정한 환경을 유지하게 된 연천군은 최근 들어 귀농과 귀촌의 관심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천군은 인구유입책의 일환으로 2013년 6월 1일 귀농 귀촌 인들에게 주택마련, 정착자금, 이사비용, 영농, 출산 등 여러 가지 장려혜택을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가지 규제에 묶여 낙후된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던 연천군은 동이1교와 37번국도 도로공사가 완성되면 수도권과 교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인구유입에도 크게 기여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관이 빼어난 임진강 주상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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