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봄의 도시 달랏은
매년 10억 송이 꽃이 피어나는
꽃들의 천국이다!
아침 7시 30분, 콜린 호텔에 도착한 우리는 체크인 시간이 아직 멀어 여행 가방을 맡겨 놓고 쌀국숫집으로 갔다. 곱게 빚어낸 국수에 미각을 돋우는 육수, 그리고 금방 잘라 온 듯 싱싱한 채소(고수, 민트, 양상추 등)를 넣어서 만든 쌀국수 맛은 그만이다. 굳이 유명한 음식집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국수 맛은 거의 비슷하다. 쌀국수 한 그릇에 보통 50,000동(약 2,500원)으로 가격도 싸다.
쌀국수로 아침 식사를...
쌀국수를 맛있게 먹고 가까운 안 카페(An Cafe)로 천천히 걸어갔다. 달랏에서는 천천히 걸어야 한다. 해발 1,500m가 넘는 고원지대에 위치한 달랏은 평지가 없고 오르막길과 계단이 많다. 잰걸음으로 걸으면 숨이 차고 고산증세가 나타난다. 달랏은 느림의 미학을 가르쳐 주는 곳이다.
여행은 천천히 걸으며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서두르면 보이지 않고 쉬 피곤해진다. 내가 패키지여행을 선호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패키지여행은 바쁘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아야 하고, 원하지도 않는 쇼핑도 해야 한다. 쉬고 싶을 때 쉬지도 못하고 프로그램대로 바쁘게 움직여야만 한다. 여행은 명상이다. 여행이란 명상을 통해서 정신을 육체를 살찌워야 한다. 그래서 이번 여행도 이웃집 부부와 네 명이 저가 항공을 타고 자유여행을 떠나왔다.
정원 같은 카페에서 카푸치노 한잔으로 숨을 고르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호텔 체크인 시간인 오후 2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우리는 달라 꽃정원을 가기로 했다. 쑤언흐엉호수를 따라 천천히 걸어갔다.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를 어찌 걷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달랏시에서 유일한 평지는 쑤언흐엉호수를 따라 걷는 길이다. 평지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해발 1,500m이다. 호수를 따라 천천히 걸어가는데 신선한 바람이 폐부 깊숙이 들어온다. 나는 달랏에 머무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쑤언흐엉후숫길을 걸었다.
여행은 천천히 걸으며 휴식을 취하는 것
서두르면 보이지 않고 쉬 피곤해진다
명상하듯 느릿느릿 걸으며 휴식을 취하자
출처 입력
호수에는 낚시하는 강태공도 있고, 오리배를 타고 유유히 호수를 유람하는 청춘남녀의 모습도 보인다. 사랑스럽다. 호수 왼쪽에는 팰리스 골프 클럽(Dalat Palace golf club)이 소나무와 꽃나무 사이로 환상적인 코스가 보인다. 베트남 최초의 골프장인 팰리스 골프클럽은 베트남 응우옌 왕조의 마지막 황제인 바오다이 황제가 골프를 즐겼던 골프장을 베트남 골프 코스 탑 10에 선정된 명문 골프장이다.
아내의 손을 잡고 30여 분을 걸어가니 온통 꽃으로 장식한 달랏 꽃정원(Dalat Flower Garden) 정문이 파란 하늘에 수를 놓듯 나타났다. 어쩌면 저렇게 하늘이 파랄까? 미세먼지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점점이 아름답게 수를 놓고 있다. 쑤언흐엉호수 북쪽 끝에 있는 달랏 꽃정원은 약 7천㎥에 달한다. 입장료 70,000동을 내고 안으로 들어가니 그야말로 꽃들의 천국이다.
세계 어느 곳에나 정원이 있지만 사계절 꽃을 볼 수 있는 곳은 드물다. 달랏 꽃정원 안에는 약 300여 종의 꽃이 사계절 화사하게 피어 있다. 꽃으로 장식한 정문 아치를 들어서니 2023년 새해를 맞이하는 황금 동상이 복주머니와 함께 전시되어 있다. 작은 호수와 풍차, 꽃시계, 분재정원, 난 전시장 등 볼거리가 많다. 꼬마열차를 타고 돌 수도 있고 말을 타고 정원을 돌 수도 있다는 데 우린 그냥 걷기로 했다. 걸어야만 꽃을 제대로 감상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달랏에서는 2년마다 꽃축제가 열린다. 2022년도에도 1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2개월 동안 꽃축제가 열렸다. 꽃의 도시답게 달랏은 연간 10억 송이의 꽃을 출하한다고 한다. 과연 꽃의 도시답다. 달랏 꽃축제는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달랏 꽃정원이 그 정점을 찍는다. 꽃을 심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악인이 없다. 그래서인지 꽃정원을 걷는 내내 꽃의 천국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고대로부터 천국은 여러 가지 빛깔의 꽃이 피고,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며,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황홀한 음악이 들려오며, 맛있는 음식이 풍성한 감각적인 낙원, 즉 이상향으로 묘사되어왔다. 더운 지대에서는 ‘서늘한 바람’, 건조지대에서는 ‘말고 정한물’ 등이 강조되었다. 천국은 이와 같은 곳에서 사람이 죽은 후에도 신들과 함께 살아가는 곳으로 묘사되어 왔다.
달랏 꽃정원
이곳 달랏 땅을 밟으면서 천국이란 이런 곳일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거리에도 정원에도 건물의 입구와 벽에도 예외 없이 활짝 핀 꽃들이 웃음을 짓고 있다. 하늘은 말고 푸르며, 덥지도 춥지도 않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시장과 거리에는 맛있고 풍성한 음식 냄새가 풍기고, 황홀한 음악이 들려왔다.
그래서인지 꽃들의 천국 달랏은 여러 가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영원한 봄의 도시, 동양의 파리, 베트남의 파리, 베트남 신혼여행 1번지 등등.
안카페에서 달랏 꽃정원까지 걸어서 갔다. 달랏 중심가에 있는 쑤언흐엉 호수는 호수둘레가 약 5km로 걷기에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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