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유럽의 신화, <에다>
“여보, 아까부터 안내원이 에다를 여러 번 이야기 하던데 <에다>란 뭔가요?” “난들 자세히 알겠소만… 에다란 북유럽의 신화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는 군.”
안내원과 고별을 하고 시청사를 나오며 아내가 <에다>에 대하여 물었다. 북유럽 신화에 대한 <에다>(Edda). 에다는 북유럽 신화에 대한 하나의 시(詩)다. 북유럽에 왔으니 그 신화를 한번 살펴보는 것도 좋으리라. 유럽에는 그리스 로마에 대한 신화만 있는 것으로 알았던 나는 이곳 북유럽에도 에다와 같은 풍부한 신화가 있음에 놀랐다. 에다는 게르만 족에 대한 신화다.
에다는 <고(古) 에다>와 <신(新) 에다>로 나누워 진다. <고예다>는 8~11세기경에 걸쳐 이루어진 북유럽 고대의 많은 서사시의 모음이다. <신예다>는 12~13세기에 아이슬란드 대 학자인 스노리스툴루손이 쓴 산문의 에다이다.
에다에 의하면 세계의 창조는 태초의 거인 이미르의 탄생으로 시작된다. 게르만족의 영웅전설과도 같은 이 신화는 나중에 오딘과 그 의 형제는 이미르를 죽인다. 그리고 이미르의 살은 대지, 뼈는 산맥, 두개골은 하늘, 피는 바다를 만들고, 그 몸뚱이로 세계를 만었다. 또한 2개의 유목(流木)으로는 최초의 인간, 즉 남자와 여자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오딘(Oldin)은 북유럽 왕가의 조상이 된다.
오딘은 천상의 발할라궁전에 살고, 외눈박이이며, 긴 수염이 난 노인이다. 오딘은 포도주 외에는 먹지 않으며 먹을 것은 모두 늑대인 게리와 프레키에게 준다. 수요일은 나타내는 영어의 Wednesday는 <오딘의 날>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에다>에 의하면, 인간은 세계의 중앙에 있는 땅, 미드가르드에서 살고, 신들은 하늘에 있는 아스가에서 산다. 우주는 생과 사의 세계를 뚫고 자라는 거목인 이그드라실에 의해 지탱된다.
북유럽 일대에 퍼져 있는 유목민 계통의 이 신화는 운명에 대한 체념이 특징이며, 인간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살아가던 여신들마저도 멸망을 면치 못한다는 종말론적인 그리스신화와는 큰 대조를 이룬다.
<에다>는 세상을 다음과 같이 예언한다. 세계는 창의 시대, 칼의 시대, 폭풍의 시대, 이리의 시대를 거치면서 무서운 겨울이 온다. 세계의 종말은 사악의 신 로키가 풀려나고, 이리가 된 그의 아들 펜리르가 오랏줄을 끊으면서부터 시작된다. 오딘의 아들인 토르는 뱀인 요르문간드와격투를 벌이다 함께 쓰러지고, 프레위르는 거인 수르트와 겨루다 죽는다. 칼을 빼든 오딘의 다른 아들 비다르가 이리의 심장에 일격을 가한다. 온 세상은 수르트가 던진 불길에 휩싸여 종말을 고하고, 세상은 다시 아름다운 푸른 숲에 둘러싸인 새로운 땅이 바다에서 솟아오른다. 그리고 발드르와 함께 세상은 성실한 사람들의 행복한 생활터전이 된다.
“북유럽의 신화는 해피엔딩 이네요.” “나처럼 성실한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 “그야 어디까지나 착각은 자유이지요.”
북유럽의 신들은 이름이 끝 자가 대체로 ‘르’자가 많다. 발드르, 비다르, 티르, 토르… 그래서 핀란드 작가가 쓴 ‘지상에서의 마지 막 동행’ 이라는 주인공의 이름도 ‘토르’로 했을까? 어쨌든 사람들의 이름은 신들의 이름에서 많이 따온다.
“아니, 웬 아줌마 부대?” “아마 쇼핑을 하고 나오는 모양이지요?” “글쎄….”
시청사를 빠져 나오는데 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쇼핑상가에 잠시 몸을 피하려고 들어갔는데, 유모차를 끌고 나오는 아줌마 부대 한 무리가 쏟아져 나왔다. 말이 아줌마지 아기들이 탄 유모차만 없다면 모두가 늘씬한 북구의 미녀들이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 보니 거긴 스크린이 여러 개 있는 멀티 영화관이었다. 노르웨이의 아줌마들은 이렇게 유모차를 끌고 거리를 걸어오거나, 버스를 타고와 아이들을 극장의 놀이방 같은데다 맡겨 놓고 영화를 본다. 우리나라처럼 자가용을 끌고 와 영화를 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 북해유전의 개발로 거부가 된 노르웨이답지 않다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에다>가 예언했던 대로 푸른 숲에 둘러싸인 신천지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천상의 사람들처럼 보인다.
* 사진 설명 1.오딘(Oldin) : 북유럽 왕가의 조상으로 천상의 발할라궁전에 살고, 외눈박이이며, 긴 수염이 난 노인이다. 오딘은 포도주 외에는 먹지 않으며 먹을 것은 모두 늑대인 게리와 프레키에게 준다.
2.토르(Thor) : 오딘의 아들로 농민의 수호신으로 상징되며, 몽둥이를 휘둘러 그들의 결혼이나 장례를 정화해준다.
3.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오슬로 시청사의 조각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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