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칠레특집] 지구촌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

찰라777 2004. 10. 30. 00:15
안녕하세요? 찰라입니다.여러분에게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는 이스터 섬의 "마르타"가족의 미소를  선물해 드리며찰라는 당분간 이곳에 들리지 못함을 알려드립니다.갑자기 "미얀마 문화탐방"을  약 1달간 가게 되었습니다.미얀마는 전화도 인터넷도 잘 되지 않은다는 미지의 세계라고 하는군요.미얀마선원의 "산디마"스님, 불교신문 기자, 스님 몇분과 함께팀을 이루워 배낭여행식으로 떠나갑니다.여러분, 그동안 건강하시고 돌아올때까지 행복하세요!돌아와서 뵙겠습니다.여러분이 주인이신 칼럼은 늘 진한 커피향이 풍기리라 생각하면서...미리 송년인사를 드립니다.사실은 언제 올지 기약이 없어서...미얀마로 떠나는 찰라 올림

지구촌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는 사람들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스터섬의 마르타 모녀
마르타에 목에 걸린 볼펜은 우리가 선물한 것인데, 그녀는 늘
이 줄단린 볼펜을 자랑스럽게 걸고 다녔다.


수수께끼의 모아이 상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스터 섬은 칠레 산티아고에서 3,800km, 타히티에서 4,000km, 한국에서는 16,000km 떨어진 남태평양에 외로이 떠 있는 섬이다. 작년 12월, 우리는 마치 모아이에 홀리기라도 하듯 칠레의 이스터 섬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먼 이스터 섬으로 날아가고 있는가?

이스터섬의 황홀한 일몰


이스터섬의 황홀한 일몰2


이스터 섬에 도착했을 때는 황혼이 점점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이 섬의 유일한 주거지역인 앙가로아 마을 민박집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가니, 바라보이는 것은 산처럼 밀려왔다가 흰 거품을 물고 사라지는 거대한 파도뿐…. 이윽고 수평선을 빨갛게 물들이면서 태양마저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 버리자, 어두운 밤의 장막이 내리고 들리는 소리는 오직 밀려왔다 부서져 버리는 파도소리뿐이었다.

어두워진 하늘에 뜬 달은 왜 이리도 크게 보일까?


달이 손에 잡힐 듯 둥르렇게 떠오르고, 별똥별이 길게 꼬리를 물며 하나 둘 떨어져 내리는 별이 빛나는 밤 하늘... 수수께끼에 싸인 모아이가 더욱 이상한 나라에 온 듯한 생각을 하게했다. 수많은 학자나 탐험가들이 그 수수께끼의 모아이와 대화를 시도했지만 모두가 실패를 했다고…. 그들과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단 하나, ‘아크 아크’, 즉 ‘영혼의 힘’ 뿐이라는 것.

신비에 싸여 입을 굳게 다물고 침묵하고 있는 모아이


그런데… 그 섬에는 우리들에게 모아이보다 더 맑은 영혼의 기(氣)를 불어넣어주는 그 무엇이 우리들을 사로잡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여행자들이 호텔이나 혹은 민박집 객주를 따라 하나 둘 사라져 가 버리고,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우리에게 어떤 원주민 여인이

‘하루 밤에 10달러, 아침 포함’

이라는 팻말을 들고 히죽 웃으며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 그 팻말에 적힌 가격은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 온 것 중에서 가장 싼 값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그녀의 해맑은 미소가 우리를 마법처럼 끌어당기고 있었다.

외계에서 온듯한 마르타의 남편, 로저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여인은 내가 손짓으로 이름을 뭇자, 이내 알아차린 듯 “마르타, 마르타”라고만 하며 씩 웃기만 했다. 나는 그녀가 왜 팻말을 들고 왔는지 뒤늦게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집은 망망대해와 바로 인접해 있는 가건물 비슷한 허름한 집이었다. 방 2개에 부엌 하나, 마당에 놓인 탁자 하나와 헌 의자 몇 개…

마치 어느 외계인처럼 생긴 남편 로저와 외동딸 미히노아는 그녀의 가족이다. 우리는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고, 그들은 우리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피장파장! 허지만 해맑은 미소와 눈빛, 그리고 손짓 발짓 몸의 모든 표정이 우리의 언어를 대신하고 있었다.

마르타와 미히노아의 해맑은 표정


“여보, 갑자기 우리가 농아라도 되어버린 것 같아요!”
“흐음… 그런데 마음은 왜 이리도 행복하지?”

그들 얼굴에는 늘 행복한 미소가 철철 넘쳐흘렀으며 여유가 있었다. 나는 아직까지 이 지구상에서 마르타네 가족처럼 행복하게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들의 소득은 우리들처럼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 잡히는 민박손님과 남편이 바다에서 낚시로 잡아온 고기가 전부였지만, 그들에게는 인간의 영혼을 편하게 해주는 그 무엇이 있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지내는 동안 마치 행복이라는 마법의 그물에 걸려 있는 듯 했다.

“여보, 이 머나 먼 이스터 섬까지 우리들을 불러들인 것은 모아이가 아닌, 바로 저 마르타네 가족이 아닐까요?”
“그런 거 같아! 아, 저들의 행복한 미소를 배낭에 담아서 우리들의 이웃에 좀 나누어 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마르타! 너무 고마워!" 포도주도 한잔 짱~


이스터 섬을 떠나던 날, 마르타는 그의 딸과 함께 공항까지 나와 해맑게 웃으며 한없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들의 미소가 손에 잡힐 듯 선하게 떠오르며 그리워진다.


공항에서 해어지기 싫어 응석을 부리고 있는 미히노아와 함께



공항까지 환송 나온 마르타와 미히노아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