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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물폭탄 세례 - 이과수 폭포를 가다 [동영상 첨부]

찰라777 2007. 8. 22. 08:37

  (* 맨 아래 동영상을 감상하며 더위를 식히세요)

 

 

장대한 물 폭탄 세례 - 이과수 폭포

 

영화 '미션'의 촬영무대, 이과수 폭포를 가다

 

 

▲'악마의 숨통'이라 불리는 아르헨티나 측 이과수 폭포에 걸린 무지개 

 

 

 

 

당신은 영화 '미션'을 기억하는가?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적어도, 원주민 과라니(Guarani)족을 선교하기 위해 남미의 오지에 간 선교사들이 십자가에 매달린 채 세계 최대 폭포인 '이과수 폭포'에서 떨어지는 충격적인 장면 하나 쯤은 기억하고 있으리라. 

 

또한 노예상인이었던 멘도사가  여자문제로 친동생을 죽이고,  엄청난 고행을 하며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속죄하면서 가브리엘 신부(제레미 아이언스 역)를 따라 이과수 폭포를 거슬러 오라가는 장면들 역시 두고 두고 기억에 남는 명장면들이다.

 

사실 나는 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영화의 내용보다는 촬영 배경에 딱 맞는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아름다운 열대 처녀림과 이과수 폭포의 장엄함에 푹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아마 이 영화를 촬영했던 배우들과 감독도 연기와 감독보다는 위대한 자연의 신비감에 더 젖어들어가지 않았을까?

 

 

그런데 우리는 지금 '미션'의 촬영 무대인 장면 속으로 꼬마열차를 타고 빠져 들어가고 있다. 영화에서만 보았던 미션의 무대를 실제로 가본다는 것이 꿈만 같고 괜히 가슴이 설렌다. 너무나 감동 깊게 보았던 영화이기 때문이리라. 정글 속을 헤치고 꼬마열차는 덜커덩거리며 서서히 기어간다. 아직 물줄기는 보이지 아니하건만 멀리서 천둥이 치는 듯 웅웅 쿵쿵 소리가 들려온다.

[사진: 이과수 폭포에 서식하는 큰부리새 Tucano]

 

 

 

 

정글에는 부리가 몸길이보다 더 커 보이는 투카노(Tucano-큰부리새)도 보인다. 정글을 빠져나와 꼬마열차가 종점에 도달하자 물소리가 더 크게 들려온다. 조용한 밤이면 20km 밖까지 폭포의 굉음이 들린다는 말이 과히 실감이 난다.

 

 

 

전율을 느끼게 하는 '악마의 숨통'

 

 

물론 우리가 제일먼저 찾아 간곳은 '악마의 숨통(Devil's Throat)'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꼬마열차 종점에서 나무로 된 다리를 10분 정도 걸어가니 드디어 휑하니 뚫린 거대한 구멍 속으로 이 세상의 물이 모두 곤두박질치는 것처럼 내달려 간다. 이윽고 악마의 숨통 위에 서니 마치 블랙홀처럼 휘돌아 치는 물줄기가 아찔한 현기증을 일으키게 한다.

 

 

 

 

 

▲ 물보라가 하늘로 치솟는 악마의 숨통 앞에서

 

 

 

"아아, 어지러워요!"

 

 

악마의 숨구멍에 선 아내의 첫 일성이다.

가장 적합한 말이다. 거대한 물줄기 앞에 서니 그저 어지럽고 아찔하다.

머릿속이 폭포의 물처럼 하얗게 변해버리는 것만 같다.

 

모골이 송연하도록 떨리는 전율이 등골을 타고 심장을 뒤흔들며 공포감마저 느끼게 한다. 비옷을 걸쳤지만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물보라 때문에 이미 속옷까지 다 젖고 만다.

 

 

이과수 폭포를 말과 글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과수Iguazu(브라질 말로는 이구아수)'는 원주민 과라니어로 물이라는 뜻의 '이구Igu'와 경탄할 만큼 엄청나게 장대하다는 뜻의 '아수acu'가 합쳐진 말로 '장대한 물'이라는 뜻이다. 폭포가 내뿜는 엄청난 양의 수증기 때문에 이 일대는 일 년 내내 습도가 80~90퍼센트에 이른다고 한다.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그리고 파라과이 국경에 걸쳐 있다. 폭포의 너비는 2700여 미터에 이르는 데 브라질 쪽에 600미터 정도 걸쳐있고, 아르헨티나 쪽이 훨씬 길게 접해 있다. 높이 60~82미터 이르는 크고 작은 270여개의 폭포가 굉음을 내며 쉴 새 없이 떨어져내리고 있다. 우기에는 초당 1만 3천 톤의 물 폭탄을 쏟아 부은 다니 과연 장대한 물이다!(아래 동영상을 꼭 보시길)

 

 

"와, 무지개다!"

"너무 아름다워요!"

"원더풀!"

 

 

폭포에서 치솟아 오르는 물보라에 아름다운 오색 무지개가 걸린다. 여기저기서 "원더풀!" 하고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이렇게 장엄한 폭포에서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고 놀라지 않는다면 그는 그야말로 거물중에 하나거나, 아니면 심장이 식어버린 사람이리라.  활화산처럼 곧 폭발할 것만 같은 물보라와 굉음 속에서 사나운 바람이 휘몰아쳐 온다. 우리는 마치 1억 5천만 년 전의 과거로 회귀 한 기분이다.

 

 

아름답다!

장엄하다!

자연의 위대한 신비는 정말 말과 글로는 표현할 수가 없다.

직접 보고, 듣고, 느껴야만 한다.

 

 

 

열대 정글과 폭포의 매력에 푹 빠지다

 

 

악마의 숨통에서 빠져나온 우리는 밀림과 폭포 사이를 걸어서 폭포 아래쪽으로 가기로 했다. 함께 동행을 했던 이스라엘의 시갈리트는 보트투어를 한다고 하며 보트 주인과 흥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보트를 타는 것보다 걸어서 밀림 체험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아르헨티나 측 서키트 코스 하이킹은 원시 정글과 폭포를 더욱 가까이서  만끽하게 된다.

 

 

 

저 장대한 물결을 바라보니 아내는 도저히 보트를 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나도 그렇다. 스릴은 있겠지만 어지러워서 기절을 할 것만 같기 때문이다.

 

 

시갈리트는 벌써 흥정을 끝내고 고무보트를 탄다. 급류로 사라져갈 찰나에 내가 그녀를 바라보며 "샬롬!" 하고 성호를 긋자, 그녀 역시 "샬롬" 하며 웃으면서 손을 흔든다. 그녀는 산 마르틴 섬까지 건너가 트레킹을 할 예정이란다. 산 마르틴 섬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가르는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는 폭포수를 따라 산책을 하며 정글 순회(Circuit) 코스로 내려갔다. 어느 곳이나 장대한 물이 흘러내리는 소리 때문에 큰 소리로 말을 해야만 겨우 들릴락 말락할 정도다. 우리는 마치 귀를 먹은 사람처럼 큰 소리로 말을 하거나, 그래도 알아듣지 못하면 손짓 발짓으로 의사를 전달해야만 했다.

 

 

어퍼 서키트 코스와 로우어 서키트 코스는 포인트마다 폭포 밑으로 내려가 가까이서 폭포를 바라볼 수 있게 시설이 되어 있다. 정글에서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오르내리며 폭포를 구경하는 것이 악마의 숨통보다 아기자기하고 폭포를 더 가까이서 직접 피부로 느낄 수가 있다. 으르렁거리는 웅대한 폭포를 바로 밑에서 올려다보는 것은 그야말로 장관중의 장관이다. 수많은 물 폭탄이 폭발을 하며 낙하를 하는 것만 같다.

 

 

폭포 주변에는 아직 원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밀림이 우거져 있다. 이 지역의 밀림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두 나라가 공동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악마의 숨통이 싫증이 나면 양치류 식물과 수달, 재규어, 퓨마 등 열대 동물들을 구경하며 한적한 정글지대를 산책하는 것도 좋으리라.

 

 

이과수 폭포 관광은 아르헨티나 쪽과 브라질 쪽에서 돌아보게 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오전에는 브라질 쪽에서, 오후에는 아르헨티나 쪽에서 바라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 시각에는 해가 뜨는 반대편에서 폭포를 더 선명하게 바라 볼 수 있고, 물보라에 피어오르는 환상적인 무지개까지 만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물 소리도 징하네요! 귀가 멍멍하여 그만 돌아가고 싶어요."

"사실 나도 그래. 정말 피서 하나는 제대로 했군."

 

 

정글과 폭포를 돌다보니 벌써 해가 기울기 시작한다. 귀가 멍멍해진 우리는 다시 꼬마열차를 타고 방문센터로 돌아와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 왔다. 오늘은 너무 많이 걸었으니 스테이크라도 먹으며 에너지를 보충하자. 민박집 주인에게 레스토랑 정보를 얻은 우리는 인근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갔다.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에서 글/사진 찰라)

 

 

■ 시원한 물 폭탄 세례를 맞으세요 - 이과수 폭포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