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핀란드1] 바이킹호로 발틱해를 건너간 이야기(1)

찰라777 2004. 12. 27. 11:41
□ 바이킹 호를 타고 발틱해를 건너간 이야기(1)





스톡홀름에서 헬싱키로 가는 배는 실야라인(Silja Line)과 바이킹 라인(Viking Line)이 있다. 물론 실야라인이 배도 크고 시설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바이킹 라인을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바이킹이라는 이름 때문이다. 오늘 하루 밤만은 무시무시한 발틱 해를 항해하는 바이킹이 되어보자는 생각에서다.

또 바이킹 라인은 유레일패스를 가진 여행자라면 약간의 예약비만 내면 일반석은 그냥 탈 수가 있다. 물론 좀 편하게 누워서 가기를 원할 경우에는 캐빈(Cabin-일종의 침대) 요금을 따로 지불해야한다.

바이킹 라인의 스톡홀름 지사는 바로 스톡홀름 중앙역 청사 안에 있다. 우리는 10월 13일 16시 50분에 출발하는 바이킹 호 일반실을 271 크로네(2인기준, 2003년)를 지불하고 샀다. 바이킹호의 요금은 캐빈의 종류, 요일에 다라 천자 만별이다(자세한 내용은 http://www.vikingline.fi 참조).

헬싱키까지는 무려 16시간이 걸리므로 긴 항해를 안락한 캐빈에 누워 편안하게 가고 싶지만 갈 길이 먼 배낭여행자인 주제에 참아야 했다. 핀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바이킹 라인은 1959년부터 영업을 시작하여 1995년에 핀란드 증권회사에 상장을 하고 있는 거대한 회사이다.

회사 측에서 무료로 제공해 주는 셔틀버스를 타고 스톡홀름 역에서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벌써 북구의 짧은 해가 거의 다 넘어가고 있었다. 노을 속에 모습을 드러낸 바이킹 호는 마치 거대한 하나의 빌딩처럼 보인다. 3만 8천 톤에 승객을 2,500명이나 태운다고 하니 어지간한 빌딩보다는 훨씬 더 큰 배다.

선실로 들어가는 대합실에서 바우처를 선실 티켓으로 바꾸어들고, 길 다란 통로를 통해 Mariella호의 갑판으로 올라가는 데, 입구에서 누군가가 프렛시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는다. 갑자기 어리벙벙해진다. 이거, 무거운 배낭을 걸머지고 들어가는 배낭 여행자를 환영해주는 사람도 있군…

나중에 이 사진을 찾는데 나는 5유로의 거금을 소비했다. 이 사진을 찾느냐 찾지 마느냐를 두고 아내와 한 바탕 실랑이를 벌려야 했다. 그러나 나는 돈 보다는 순간의 멋진 장면 하나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아내의 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거금을 주고 사진을 찾았다(문제의 사진이 바로 지금 왼쪽에 올린 것임. 스냅사진 치고는 꽤 잘 나온 사진이지요?)



정문을 통과하니 화려한 의상을 걸친 북구의 미녀들이 환영을 해준다. 새빨간 입술에 은색 망토 같은 숄을 걸친 미녀들의 모습이 마치 지구촌 밖의 얼음나라에서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또 입장한 선실의 홀에는 밴드 그룹이 음악을 연주하며 승객들을 환영해주고 있다. 어쨌든 기분은 좋다.

우린 입구에 가까운 일반실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캐빈 실은 지하층에 층층이 따로 있었다. 일반실입구의 자리가 넓어 보여 그곳에 자리를 잡았는데, 나중에 이 자리 때문에 우린 혹독한 고문 아닌 고문을 당해야 했다. -계속 -


(스웨덴 스톡홀름-2003.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