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오, 기러기 소리가! -11일간의 변화

찰라777 2012. 10. 7. 07:58

지난 9월 26일 동이리를 떠난지 11일만에 집에 돌아왔다.

고향에 성묘길을 떠났다가 목포에서 순천, 광양, 구례 수평리마을, 지리산 미타암

하동 평사리 벌판을 돌아 서울에서 볼일을 보다 보니 이렇게 늦은 것이다.

 

황금물결 일렁이는 가을벌판을 달리다 보니

내친 김에 가을 남도여행 길을 달리고 싶었던 것.

11일이나 지나 동이리 집에 돌아오니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장 놀란 것은 하늘에서 기러기 소리가 난다는 사실이다.

푸른 창공에 북쪽에서 기러기들이 V자를 그으며

끼룩끼룩 노래를 부르며 남하를 하고 있다!

 

 

 

 

할!

텃밭에 무, 배추는 무성하게 자라 있고

상추는 동이 서 있다.

11동안 주인이 없는 사이에

텃밭은 이렇게 크게 변화를 한 것이다.

 

 

 

 

 

 

호박이 익을 대로 익어 있다.

꼭지가 곧 떨어져 내랄 것 같은 자세다

뭐하고 이제 돌아오셨나요?

나를 빨리 좀 따주세요

아하, 미안해!

 

 

 

땅콩도 서리를 할 때가 지난 것 같다.

토끼 두마리가 보초를 잘 서서 있지 

너구리녀석이  얼씬을 하지 못한 모양이다.

토끼야 고맙다!

너구리 한텐 미안라지만...ㅋㅋ

 

 

 

 

농부가 이 바쁜 철에 집을 비우다니

나는 아직 농부가 되려면 멀었다.

배추와 무를 솎아내고

고추와 호박을 따냈다.

 

 

 

 

 

 

한주일 동안 아침식사로 먹을 고구마를 캤다.

두 뿌리를 호미로 파내니 고구마가 한광주리나 나온다.

오, 고마운 땅과 하늘, 그리고 물이여!

 

 

 

 

콩도 이제 상당히 여물어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잎이 무성하여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정자 옆에 느티나무는 벌써 낙엽이 다 져버리고

몇개만 달랑거리고 있다.

잔디밭엔 낙엽이 쓸쓸히 딩굴고 있다.

가을의 서정이 금가락지에 머물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밟는 소리가....

 

 

 

 

 

 

 

아, 파란 하늘에서 기러기 소리가 난다!

북쪽 하늘에서 기러기들이 때를 지어 날아오고 있다.

정녕 기럭 소리에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곧 서리가 내릴 것 같다.

서리가 내리면 겨울이 오겠지...

 

끼룩 끼룩 끼룩 끼룩 끼룩...

 

기러기야 놀자!

허지만 놀새가 없다.

내일은 땅콩을 캐내야 한다.

땅콩에 싹이 돋아나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네!

 

 

 

 

 

(2012.10.7  11일만에 돌아온 동이리 금가락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