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랬다.
집을 오랫동안 비워두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지난번에는 갑자기 인도네시아를 다녀오느라 보름간이나 집을 비웠고, 이번에는 서울에서 봉사활동, 결혼식, 자동차 수리 등을 하다보니 훌쩍 10일이 지나갔다. 인도네시아에서 돌아오자 말자 김장을 하여 김장독을 땅에 묻어 놓고 떠난 지 10일만에 집에 돌아오니 직무유기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콩은 아직 타작을 하지않은 채 테라스 널려 있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는지 토끼인형과 프라스틱 의자가 어지러히 널려 있다. 집은 역시 사람이 살아야 한다. 그래야 생기가 있다. 습도, 기온, 공기,... 이런 것들이 적당히 호흡을 해야 집이 살아난다.
테라스엔 블루베리 단풍이 마지막 붉게 타오르고 있다. 이제 이 나무들도 거실로 들여 놓아야 할 것 같다. 앞 뜰엔 아직도 연보라색 국화가 슬프도록 아름답게 피어있다. 얼음 속에서 고고히 피어 있는 국화야, 너는 내 마음을 알겠지?
오늘 아침 기온이 영하 5도로 뚝 떨어졌다. 내일은 영하 9도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벌써 동파가 걱정되는 계절이 다가 왔다. 어제 저녁 화초에 물을 주고 밖에 설치된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을 깜빡 잊어버렸는데, 아침에 나가보니 고드름이 여기저기 달려 있다. 이런! 큰일이군. 동파가 되지는 않았을까? 보온 피복으로 파이프를 두껍게 싸 놓았는데도 저렇게 얼음이 얼다니…
부랴부랴 수도꼭지 원선을 잠그고 드라이기로 수도꼭지를 녹이는 작업을 시작했다. 한참을 녹이고 나니 수도꼭지가 돌아갔다. 자세히 살펴보니 수도파이프는 동파가 되지 않은 것 같다. 물통에 들어 있었던 물이 흘러내리며 고드름이 달렸던 것.
수도파이프에 들어 있는 물이 다 녹을 때까지 드라이기로 서서히 녹여내어 물 끼를 제거했다. 그리고 밖으로 흘러나오는 수도파이프 원선 밸브를 잠가 두었다. 이곳 연천은 영하 20~30도까지 내려가는 지역이다. 그러므로 동파에 각별히 주의를 기우려야 한다.
첫째, 장기간 집을 비울 때나 잠자기 전에는 수도꼭지를 약간 열어두어 물이 조금씩 흐르게 해야 한다.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면 수도관이 얼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동파방지를 위해서는 수도꼭지에 물이 똑똑 떨어질 정도로 물이 흐르게 놔두고 외출을 한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둘째, 만약에 수도파이프가 얼었을 때에는 헤어 드라이나 뜨거운 물로 서서히 녹여주는 것이 좋다. 수도파이프가 언 상태를 오래도록 놓아두면 동파사고 발생 위험이 더 커진다. 또 얼어있는 파이프는 서서히 녹여주어야 배관의 손상이 적어진다.
셋째, 밖으로 노출된 수도파이프와 수도꼭지, 계량기는 보온재로 두껍게 감싸준다. 요즈음은 동파방지용 건식계량기와 디지털계량기도 보급을 하기 시작하여 수도계량기의 동파를 덜어주고 있다. 이런 계량기는 계기판이 물에 닿지 않아 영하 20도에서도 사흘가량 버틴다고 한다(KBS 뉴스 11월 20일자 "계량기 교체로 동파 걱정 없어요" 보도 참조)
넷째, 보일러를 장기간 가동하지 않을 때에는 보일러가동스위치를 '외출모드'로 맞추어 놓는다. 외출모드로 해두면 갑작스럽게 기온이 내려가더라도 동파방지장치가 자동으로 작동하여 동파를 예방해 준다. 또한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는 온수물이 똑똑 떨어질 정도로 수도꼭지를 열어두는 것도 동파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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