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을비가 내린 뒤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오늘 아침 이곳 연천 임진강변 동이리 주상절리는 6도로 꽤 쌀쌀하다.
곧 서리가 내릴 것만 같은 날씨다.
창밖을 바라보니 하늘은 맑고 붉은 태양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차가운 가을비를 맞은 코스모스 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카메라를 메고 주상절리 코스모스 길로 걸음을 재촉했다.
저 붉은 태양 빛에
반짝이는 코스모스를 담고 싶다.
물안개가 끼면 더욱 환상적이리라.
그러나 오늘 아침엔 물안개가 없다.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가을 아침 태양빛에 반사되는 코스모스는
정말 너무나 아름답다!
붉은 색 코스모스가 바람에 하늘거린다.
연분홍 코스모스가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고 있다.
하얀 코스모스는 고결함, 그 자체다!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카메라의 앵글을 돌리고 또 돌렸다!
언제 또 이렇게 아름다운 코스모스를 찍을 수 있겠는가!
무수히 많은 형형색색의 코스모스들이
고개를 내밀고 합창을 한다.
말고 청아한
그 목소리...
나는 그들의 합창을 들을 수 있다.
코스모스들의 합창이
아무도 없는 임진강 주상절리 연주홀을 가득 채운다.
코수모스들의 합창은
높이 140미터(교각탑 100m+주상절리절벽 40m)의
동이1교 교각탑 끝까지 닿아 울려 퍼진다.
아침 햇빛에 반사되는 코스모스는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수채화가 있을까?
나는 가을꽃 중에서 코스모스를 가장 사랑한다
가녀린 허리
방긋 웃는 둥그런 미소...
그것은
자연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완벽한 아름다움이다!
아무리 보고 또 바라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 아름다움이다.
사람이 살면 얼마나 살겠는가?
그러나 살아 있는 동안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행복이요
행운이다.
나는 가을이 가기 전에
아니 코스모스꽃이 지기 전에
이 길을 걷고 또 걸을 것이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또 걷고 싶다.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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