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임진강일기

한발 늦은 월동준비

찰라777 2015. 11. 2. 08:42

10일만에 금가락지에 돌아와 보니

문주란이 얼어서 잎이 다 쳐져 있다.

아내의 말을 들었어야 했다.

화분을 거실에 들여 놓고 가자고 하는 아내의 말을 듣지않고

괜찮으려니 하고 그냥 외출을 했는데

결과는 낭패다.

 

그러니 농부(?)가 3일 이상 집을 비우는 것은 직무유기다

 

 

 

가지와 고추, 호박도

잎이 다 시들고 얼어있다.

즉 열대성 식물은 찬 서리에 맥을 추지 못한다.

10일 동안 집을 비운 사이에

이곳 연천은 영하의 날씨로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양배추와 김장김치, 무, 콜라비, 비트, 브로콜리, 당근은

잎이 싱싱하게 그대로 있다.

추위에 비교적 강한 채소들은 찬서리를 이겨내고 있다.

 

 

 

 

콜라비

 

 

양배추

 

 

김장배추

 

 

 

브로콜리

 

 

 

다만 가을 상추로 심었던 로매인, 청상추, 쑥갓은

죽지는 않았는데 별로 자라지 않고 있다.

미니 비닐하우스를 덮어 놓았지만

성장이 활발하지가 않다.

 

 

 

 

비트와 콜라비를 수확을 하고

마지막 남아 고소한 냄새를 풍기고 있는

들깨를 꺾어 말렸다.

 

 

 

 

 

그래도 이 추운 날씨에 나를 반기는 것들이 있다.

들국화와 보라색 국화꽃이다.

거기에 또 하나

거실에 놓아둔 란이 눈부시게 꽃을 피워주고 있다.

20년이 넘은 동양란인데

이렇게 아름답게 끛을 피워주다니

정말 너누마 고맙다!

 

 

 

 

 

좀 늦었지만

밖에 있는 화분들을 거실로 모두 옮겨 놓았다.

식구가 엄청 늘어났다.

이렇게 많은 식구를 돌보려면

집을 오랫동안 비워서는 안 된다.

 

화초들을 바라보며

법정스님의 무소유란 수필이 다시 생각이 난다.

마지막 남은 란 한나를 누군가에게 주어버리고 나니 그렇게 마음이 홀가분 하다고 하셨는데

나 같은 중생은 그럴 수가 없다.

죽는 날까지 애착을 가지고 함께 사는 것은 중생살이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