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스테르담(3) ....
|
유럽 철도망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암스테르담 중앙역. 마치 모자이크 같은 하얀 선이 이채로워.... |
|
중앙역 부근에 있는 '눈물의 탑'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있어... |
눈물의 탑
물과의 전쟁으로 승리한 도시 암스테르담
선조들 혼 숨쉬고 있는 희망의 다리 위로 꿈의 은륜 굴러가고
핏줄 같은 운하엔 사랑과 낭만 실은 보트 흘러가고 있네.
아, 쏟아지는 영혼의 별을 담은 눈물의 탑이여!
2003. 09.29
암스테르담에서 - 찰라 -
□ 물과의 전쟁
우리는 고흐의 미술관으로 가기 전에 우선 이 멋진 도시의 다운타운을 걷기로 했다. 비행기 안에서 밤새 웅크리고 있었던 몸을 풀기도 할 겸. 암스테르담은 도시전체가 평지여서 걷기에 매우 편하다.
생각 같아서는 자전거를 한대 빌려 타고 다니 고 싶지만, 눈에도 고장이 있어 물체가 두개로 보이는 아내는 자전거를 탈 수가 없다. 오히려 자전거 보다는 걷는 게 더 좋 을지도 모른다.
부채꼴 모형의 운하 위에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도시 암스테르담. 이 곳에 오면 언제나 새롭게 느끼게 되지만, 도대체 세상 에 이런 도시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는 동화속의 나라처럼 보이지만 도시 곳곳에 물과의 전쟁으로 승리한 네덜 란드인들의 피땀 흘린 역사가 스며 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국토는 바다보다 낮은 땅이 무려 25%나 된다. 암스테르담은 암스텔 Amstel 강을 담 Dam 으로 막아서 건설한 도 시라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100개가 넘는 운하와 1000개가 넘는 다리, 그리고 은륜이 그 다리 위를 굴러가는 자전거의 도시 암스테르담을 나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호스텔에서 담 광장까지는 그렇게 멀지가 않다. 거리엔 색색의 트램과 버스가 오가며 도시를 역동적으로 몰아가고 있다. 거기에 암갈색 벽돌, 모자이크 하듯 흰줄로 그어진 유리창이 달린 건물과 집들. 이 건물들은 대부분 네덜란드가 17세기 동인도 회사를 설립하여 황금기를 맞을 때 지어진 집들이다.
네덜란드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려한 튤립과 아름다운 풍차의 나라로 각인되어 있지만, 나는 오히려 그들의 피눈물 나는 물과의 투쟁사가 얽혀있는 이 도시의 운하와 다리를 걸어 다니는 것을 더 좋아 한다.
|
중심가의 담 광장. 비둘기떼만이 가을의 쓸쓸한 광장을 메우고 있다. | 담 광장에는 여전히 비둘기들이 떼를 지어 놀고 있다. 중심부를 Y자형으로 흘러가고 있는 암스텔 강을 막으려고 댐을 건설 했다는 곳. 주위엔 고풍스런 왕궁과 신교회, 그리고 두 마리의 사자가 지키고 있는 제2차 세계대전 전사자 위령탑이 우람하 게 서 있다.
암스테르담에는 이 위령탑 외에도 두개의 유명한 탑이 있다. 그 하나는 28개의 종으로 만든 카리용이 아름다운 멜로디를 품어내는 ‘문트 탑’(첨탑)이고, 다른 하나는 바다로 일을 나간 남편들을 울면서 배웅했다는 ‘눈물의 탑’이다. 문트 탑은 꽃시장 부근에 있고, 눈물의 탑은 중앙역 인근에 있다.
□ 인간 고흐를 찾아서
담 광장을 지나 하얀색의 테두리를 입힌 화려한 건물들을 바라보며 걷다 보니, 어느새 중앙역 광장에 이르렀나 보다. 부채 꼴 모양의 운하가 역사 앞으로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운하건너에는 ‘눈물의 탑’ 이 보인다.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바다에 잠겨 하늘의 별로 사라졌기에 눈물의 탑이라고 명명했을까?
물과의 투쟁으로 얼룩진 역사를 가진 암스테르담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지만, 슬픈 사연을 간직한 곳도 많다. ‘눈물의 탑 ’과 '안네 프랑크의 집’ 그리고 지금 내가 가서 보고자 하는 '고흐미술관'이 그렇다.
인간 고흐! 그림이 배우고 싶어 당시 유명한 화가 쥘 브르통을 찾아서 100여km를 허기진 배를 움켜지며 걸어갔던 청년 빈센트 반 고흐…. 그 때 그가 신었던 혓바닥이 널름거리도록 다 헤진 구두를, 그는 ‘한 켤레의 구두’란 제목으로 그린다.
나는 이 그림을 유독 좋아한다. 구두를 살 능력이 없어서 맨발로 세상을 살아가야 했던 고흐의 정신…. 그림보다 그의 정신을 더 사 랑하지 않을 수 없는 애잔함이여!
그를 생각하면 걸어서 가야 할 길을 우리는 중앙역에서 트램을 타고 편하게 고흐의 미술관으로 가고 있다. 담광장과 중앙역 사이의 운하를 몇 시간 걷는 것만으로도 아내와 나는 벌써 지쳐있었기에…. 아, 나약한 인간 찰라여! <계속>
|
담광장에서 중앙역으로 가는 다운타운의 화려한 모습. 갈색의 벽돌이 정겹다. |
|
정감이 가는 트램 앞에서의 포즈. 레일위를 느리게 달리는 트램의 소리를 들으면 어쩐지 고향가는 완행열차가 생각이 나.... |
|
고흐의 미술관으로 가는 트램. 트램 내부의 디자인과 의자도 컬러풀하고 아름답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