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노르웨이20] 북극으로 가는 기차

찰라777 2004. 5. 17. 10:30



Trothiem에서 Bodo로 가는 기차길. 북구의 여명이 서서히 어둠을 걷어내고 있었다.


★ 북극으로 가는 열차

10월 8일. 기차는 계속 북으로 북으로 달려 갔다. 아침 6시. 동이 트는 하늘엔 북극성이 아직 빛나고 있었다. 북극성은 마치 하늘의 이정표처럼 산봉우리에 걸려 있다. 이제 여명의 아침이 서서히 북구의 모습을 들추어내고 있었다. 산과 계곡, 피오르드, 단 풍... 기차는 그런 풍경 속으로 빠져 들어 가고 있었다.

기차는 소리 없이 달린다
북으로 북으로

텅 빈 열차
침묵하는 공간
기차는 바람을 가르며
북으로 북으로 달린다

먼 동이 터오르는 하늘,
하늘에 걸린 하얀 얼음성!

씽씽~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기차는 얼음성으로 달려간다.

6시 18분. Storen역에 도착하자 앞에 있는 두 부부가 내렸다. 손을 흔들며 멀어져 가는 노르웨이의 중년부부. 그 해맑은 웃음에 평화 가 있었다. 기차는 다시 출발했다. 산 허리에 검은 구름이 이상한 모습을 하며 다가 오고 있었다.

1시간 정도를 달리니 Trothiem역에 도착했다. 7시 10분. 우리는 여기서 다시 보도 Bodo로 가는 기차를 갈아타야 했다. 보도로 가는 기 차는 7시 42분에 출발한다는 표지판이 보였다. 기차는 벌써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차는 열차칸이 단 3칸 뿐이다. 장난감 열차같은 기분이 들었다. 7시 42분. 마치 꽁지 빠진 새 같은 기차는 다시 북으로 달려갔다. 산 위에 걸려 있는 낮은 구름, 단풍나무에 하얗게 서린 눈 서리, 빨간색의 풀들... 지금까지 보아온 풍경과는 또 다른 이상 한 풍경들이다.

나는 점점 북구의 풍경에 푹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가는 곳마다 뭉크의 그림이, 그리그의 음악이, 입센의 희곡무대가, 비겔란의 조각품이 진열되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 풍경들 의 모습은 말과 글로서는 이루 표현을 할수가 없다. 잔디는 파란데, 나무들의 색갈은 단풍으로 물들고, 그 위에 눈서리가 내려 앉은 모습!

아내는 그 풍경들에 취해 연발 감탄사를 발했다. 어제의 눈물은 이제 흔적이 없고, 오직 신비로운 빛깔로 전개되는 북구의 풍경에 푹 빠져 있었다.

어느 역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기차는 언덕배기에서 힘에 부친듯 더 이상 올라가지를 못하고 헉헉대고 있었다. 드디어 기차는 뒤로 후진을 했다. 그리고 힘을 받아 다시 앞으로 나아갔지만, 역시 기차는 그 언덕배기에서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다시 후진을 했다. 기차는 몇 번을 헉헉 대더니 겨우 언덕을 올라갔다. 기차도 북구의 풍경에 취한 탓일까?

구름, 산, 피오르드... 빨갛고, 파랗고, 하얗고, 이상한 풍경들... 빨강머리, 파란머리, 하얀머리.... 그 풍경들이 피오르드의 잔잔한 물결위헤 사진처럼 비추어 보이는 모습은 더욱 신비하다.

순록이다! 산타할아버지의 썰매를 끌고 가는 순록이 눈 덮인 산에서 뛰놀고 있었다. 이상한 풍경이다. 나는 그 신비한 풍경들을 이제 더이상 글로서 표현을 하기가 어렵다. 달리는 기차에서 찍은 사진으로라도 대신해야 할 것 같다. 비디오로 담아온 것을 보여 드리면 더욱 좋겠는데....

하여간 그 풍경들을 담아온 것을 이곳에 토해 낸다. 서투른 솜씨지만.... 여과없이 그대로를 이곳에 담는다. 그러나 이미 이 사진들 은 생명을 잃은듯하다. 그 생동감 넘치는 풍경들을 어찌 사진 몇 장으로 대신 하겠는가? 나는 이 풍경들 속에서 뭉크의 <절규>처럼 이 상한 소리들을 들으며, 미궁의 세계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 노르웨이 여정도



* 빨간선 : 기 여행지(현재 트로다임을 지나 Bodo로 가고 있슴)
* 파란선 : 앞으로 갈 여행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