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126]비엘리츠카 소금광산

찰라777 2006. 4. 17. 10:56

비엘리츠카 소금광산 

 

 

▲비엘리츠카 소금광산 입구

 

 

소금광산과 킹카공주


천년고도 크라쿠프는 사람들이 따뜻하다. 기차역에서 우린 어느 아가씨의 도움으로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유스호스텔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버스에서 만난 그녀도 마침 호스텔 근처에 산다고 하며 호스텔 앞까지 안내를 해준다. 아마 그녀가 아니었더라면 호스텔을 찾는데 무지 헤맸을 것이다.

다음날 아침 일찍 우리는 크라쿠프 근교에 있는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으로 갔다.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은 지하 125m까지 내려가 소금을 캐내던 광산이다. 800개의 계단과 성킹카 지하성당에 있는 소금광산의 수호성인 킹카공주의 모습이 이채롭다.  


원래 헝가리의 출신의 킹카공주는 폴란드 왕자와 결혼을 할 당시 마르마로쉬 소금광산의 일부를 결혼 지참금으로 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헝가리를 떠날 때 무슨 생각에서인지 소금광산의 수직 통로에 자신의 약혼반지를 던졌다. 그리고 크라쿠프로 가던 도중 비엘리츠카에서 행렬을 멈추고 그 곳에 우물을 파보라고 명령했다.

놀랍게도 우물에서는 소금이 나왔고, 맨 처음 캐낸 암영덩어리에서 그녀의 약혼반지가 나왔다는 것. 그 후 킹카 공주는 소금광산의 수호성인이 되었으며, 왕실의 소금판매 및 채굴 독점권을 획득하는 기여했다. 그래서 지금도 소금광산에서는 그녀의 이름을 딴 각종 소금 제품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고…

 

 

소금광산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니?

"아이고 캄캄해! 마치 지옥 속으로 빠져 들어 가는 기분이군요."
"양심에 찔리는 거 있으면 이 소금지옥에서 회개를...."
"그건 당신에게나 할 소리가 아닌가요?"
"난 이미 세태의 소금에 절어서 회개도 받아주지 않을 걸..."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굉도로 빠져들어가는 기분은 마치 지옥으로 끌려가는 것 같다. 해마다 50만명의 관광객이 이 신비의 소금광산을 찾는단다. 해서 소금광산이 1978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았다. 

 

 

지난 700년 동안 하루도 걸르지 않고 지하에 파묻힌 소금광맥의 채굴통로는 무려 320km에 달하는데 그 중 2.5km만 관광객에게 공개를 하고 있다고.

 

소금광산에는 여러가지 볼거리가 있다. 125m의 지하굉도에는 우체국도 있고,  카페, 예배당도 있다. 지하굉도의 우체국에서 그리운 사람들에게 엽서를 쓰자.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옥에서 죽기전에 회개하며 보내는 마지막 편지라고 생각하며 편지를 쓴다면 어떨까.... 

광산에는 갖가지 동상과 조각이 있는데 그중에서 왼손에 지구를 들고 있는 코페르니쿠스의 동상이 인상적이다. 그카 폴란드 출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디. 조명과 어우러진 암석으로 만든 조각들을 바라보노라면 잠시 황홀경에 빠진다.

 

 

소금광산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킹가 성당이다. 지하 101m에 위치하고 있는 성당은 길이가 54m 되어 웅장하다. 특히 성당 벽에 새겨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조각이 눈길을 끈다. 성서의 갖가지 장면이 조각으로 암벽에 새겨져 있고, 대성당의 천장에는 소금으로 만든 크리스탈로 아릅답게 장식되어 있다.

 

 

▲지하 101m 킹카성당 암벽에 조각되어 있는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지하기념품점에서는 아직도 소금을 판다. 이곳 소금은 특히 피부와 발 보호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빨강, 파랑, 노랑, 주황 갖가지 빛깔의 소금을 용기에 담아 팔고 있다. 목욕물에 타서 쓰거나 손바닥에 녹여 얼굴에 바르고 30초 동안 세안을 하면 다음날 아침 부드러운 피부를 만질수 있단다.


 

보라색 레기스 소금은 골다공증에 좋고, 초록색 살비타 소금은 고혈압, 심장병 한자에게 좋다는데...

"고혈압, 심장병, 피부미용에 좋다니 몇 개 사야겠네."
"말이사 만병통치약이겠지요."
" 보라색과 초록색이 당신에게 좋겠어."
"여보, 그보다 나 지금 급해요."
"화장실을 말하는 거지?"
"네."
"걱정마. 저기 이 기념품점 끝에 화장실라고 표사해 둔걸 미리 보아두었거든."

화장실에서 나온 아내는 매우 만족한 표정(?). 지하 125m 굉도의 화장실은 어때? 참, 별걸 다 물어요? 그러니까 기분이 어떠드냐구? 좀 으시시 하다고 할까? 난 짜리하던데. 하하. 125m의 지하 굉도에서 오줌을 누는 기분도 괜찮다.

 

이곳 광산에서는 도르레나 수례, 방아등을 돌릴 때에 말馬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데, 한번 들어온 말은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했다고 하니, 여긴 말들의 아우슈비츠였던 샘이다.

 

갱안의 온도는 항상 14도를 유지 한다고 한다.또 공기 순환을 위해서 6단계 243m에서 콤프레셔를 이용하여 지하에 공기를 뿌린다. 통로는 공기 순환 때문에 바람이 세다. 그래서 중간 중간에 자동으로 닫히게끔 문들을만들어 놓았다.


갱도를 빠져 나온 나는 광산입구에서 우리여행 유럽의 출발점인 암스테르담의 호스텔이서 만났던 일본인 여행자 나카무라를 만났다. 그가 먼저 나를 알아보고 손을 번쩍 들며 소리를 질렀던 것. 50대의 나이에 홀로 배낭을 걸머지고 여행을 하다가 유일한 동양인을 만났으니 반가웠으리라. 배낭을 걸머지고 있는 그의 모습이 꼭 소금장수를 방불케 한다.

"저 친구 꼭 소금장수 행객이네,  나도 여기서 소금장수나 해볼까?"
"아서요, 소금장수는 아무나 하나요?"

지하 소금광산에서 소금에 저려져 나온 나는 오장 육부를 말끔히 소독을 한 기분이다. 빛과 소금 같은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이라도 받고 나온 듯한 마음이다. 

때 마침  크라쿠프로 가는 버스에 오르니 비가 세차게 내린다. 마음의 때를 벗겨내기라도 할양 말이다. (계속)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의 이모 저모

 

▲성 킹카 성당 길이가 52m나 되어 광장처럼 넓다.

 

▲격자 모양의 지하 갱도 받침대

 

▲광부들의 작업모습을 재현한 모습

 

▲비엘리츠카는 말들의 아우슈비츠다. 한번 끌려오면 죽을 때까지 일을 했다고...

 

▲아직도 아마벽에는 소금이 흘러 내린다.

 

 


☞ 비엘리츠카 소금광산 가는 길

 

-가는 길
크라쿠프 중앙역과 버스터미널 사이에서 하얀색 미니버스 LUX-BUS를 탄다. 15분 간격 운행. 버스에 "WIELICZKA"행이라고 써 있고 30분 정도 소요된다. 비엘리츠카 입구의 일반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표지판을 따라 오르막길을 100m정도 올라간다.

 

-관람시간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그룸을 이루어 단체관람만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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