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127]바오로 2세 고향, 크라쿠프 (1)

찰라777 2006. 4. 19. 10:59

성마리아 성당의 ‘헤이나우’ 멜로디와 파수병

 

 


▲비에 젖은 크라쿠프의 거리.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처럼 보인다.

 

 

 

 

▲중앙광장에 서 있는 조각들. 몸 따로 다리 따로 얼굴따로다

크라쿠프에 돌아와 구시가의 중앙광장에 이른 나는 광장의 평화스런 모습에 모든 것을 잊는다. 가을비에 촉촉이 젖어드는 거리의 모습이 아름답고 평화롭다. 영화 쉰들러 시스트에 회자된 공포의 도시와는 영 거리가 먼 듯하게 보인다.

바르샤바가 독일의 무차별 폭격으로 전체가 파괴된 것에 비하면 크라쿠프는 천년고도의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는 수세기 동안 폴란드의 정치적, 경제적 중요성으로 굳건히 보전해온 덕분도 있지만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의 진지가 있어서 폭격을 피해갔다는 운도 있다.

 


197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록된 크라쿠프는 2000년에는 ‘유럽의 문화 도시’로 선정 되어 관광객이 들끓고 있다. 크라쿠프라는 지명은 바벨성의 요새를 구축했던 슬라브족의 전설적인 지배자 크라크Krak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크라쿠프는 1038년 까치미에즈 군주가 수도로 정한 이후, 600년 동안 폴란드의 수도역할을 해왔으나, 바벨성의 화재이후 1608년에 지그몬드 3세가 수도를 바르샤바로 옮기게 된다. 그러나 이곳에서 여전히 군주의 대관식, 왕의 장례식이 치러졌고, 왕실의 묘가 안치되어 있다.

“성당이 너무나 평화롭게 보여요!”
“이렇게 평화로운 곳이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배경이라니 믿어지지 않아.”

 

▲구시가지에 우뚝 솟아있는 성 마리아 성당. 너무 평화롭게만 보인다..

 

아내의 말대로 중앙광장 북쪽에 우뚝 서 있는 ‘성 마리아 성당’이 평화 상징처럼 아름답게 보인다. 크라쿠프의 유적과 박물관은 대부분 구시가지Stary Rynek에 모여 있어서 보도로 구경을 할 수가 있다.

중앙광장은 다양한 장식과 조각이 화려하게 진열되어 있어 매우 이채롭게 보인다. 가로, 세로 200m의 정사각형인 광장을 중심으로 각 거리의 골목으로 질서정연하게 연결되어 있는 중앙광장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12시가 되자 성모 마리아 성당 첨탑에서 아름다운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우리는 멜로디를 따라 성당으로 갔다. ‘헤이나우’라고 불리는 이 멜로디는 매시간 첨탑에서 흘러나오는데 여기에는 한 가지 전설이 있다.

타타르 족의 침입이 잦았던 시대, 성모 마리아 첨탑은 파수병이 경계를 보던 망루역할을 했다. 어느 날 타타르족이 침입해와 이를 먼저 안 파수병이 나팔로 헤이나우를 연주하여 시민들에게 알리던 중에 적의 화살이 날아와 파수병의 목을 관통하여 갑자기 연주가 멈추어지게 되었다. 이 사건을 기념하게 위하여 성모 마리아 성당 첨탑에서는 매시간 헤이나우가 연주되는데, 파수병이 화살을 맞아 멈춘 소절까지만 연주 된다는 것.

천재 조각가 비트 스트보시에 의해 조각된 성당안의 승천 제단은 이 성당의 백미다. 국화꽃이 바쳐진 승천제단은 호화롭고 성스럽게 보인다.

 


▲성 마리아 성당의 승천제단


광장 중앙에는 수세기 동안 상업 중심지였던 수키엔느니차Sukiennica 중앙시장이 있다. 각종 기념품이 진열되어있는 상가에 오자 아내는 그만 아이쇼핑에 몰두하고 만다. 아내를 숍에 두고 아는 2층 미술관으로 올라간다. 폴란드 최고 미술가들의 회화가 전시되어있다.


 

▲화려한 중앙시장의 풍경


아내는 내가 2층에서 내려올 때까지 기념품점을 돌고 있다. 나는 다시 광장의 조각들이 세어진 곳으로 간다. 광장의 조각품들이 무척 이채롭다. 팔만, 다리만, 얼굴만, 몸통만 있는 조각들이 따로따로 서 있다. ‘저걸 다 모으면 완전한 사람이 되나?’


 

▲광장 여기저기에 세워져 있는 조각품이 퍽 이채롭다. 사랑스런 이브으 얼굴만 같아...

 

광장 한 쪽에서는 노인들로 구성된 밴드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마치 피노키오 복장을 한 듯한 폴란드 고유 의상을 입은 5인조 악단이다. 남자가 3명, 여자가 한명. 여자는 노래를 부른다. 음악은 약방의 감초처럼 분위기를 돋아준다.


 

▲광장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노인 악단. 피노키오 같은 민속복장이 특이해...

 


“그래, 뭘 좀 골랐소?”
“이 팔걸이....”
“겨우 그거 하나.”
“근데 이게 상당히 비싸요.”

값을 물어보니 95PLN(약 28,000원)이다. 돈을 지불하고 좋아 하는 아내의 등을 밀고 바벨 성으로 간다. 고풍스런 거리의 모습의 비에 젖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 크라쿠프 구시가지 중앙광장의 조각품들

    퍼즐처럼 맞추어보면 무엇이 될까?

 

 

 

 

 

 

 

 

 




* Copyright by cha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