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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 크라쿠프(2)

찰라777 2006. 4. 21. 08:14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 크라쿠프

 

 

크라쿠프에는 문화도시답게 폴란드 학문의 자존심인 야기엘로인스키 대학이 있다. 이 대학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지동설을 처음으로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를 비롯하여, 요한 바오로 2세, 그리고 199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비스와바 쉼보르스카가 있다. ( ▲ 크라쿠프를 찾은 요한 바오로2세. 사진:GAMMA)

무엇보다도 우리가 크라쿠프에 매혹 된 것은 세계인들이 평화의 상징처럼 존경해왔던 전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답게 매우 평화스러운 기운이 감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폴란드의 바도비체라는 마을에서 태어났지만, 크라쿠프에서 야기엘로인스키 대학을 졸업했고, 크라쿠프의 대주교가 되었으니 크라쿠프는 그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그도 이제 세상을 떠나고 없다. 아우슈비츠의 영혼이나 교황의 영혼은 천국에 있을까?

 

  ▲ 바벨성에서 바라본 크라쿠프 시내 풍경. 중세기 건축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비가 오는 구시가지의 플로리안 거리는 한 폭의 고풍스런 수채화와 같다. 그림 같은 거리를 아내와 단 둘이서 작은 우산을 받쳐 들고 숨바꼭질 하듯 걸어 다닌다. 지금은 마치 영원이 존재할 것 같은 시간이다. 


찬비에 으스스한 바람이  비집고 들어온다. 골목엔 카페들이 많다. 잠마Jama Michalika라고 표시된 카페로 들어가 뜨거운 커피를 시켜 마신다. 커피향이 우리의 공간을 행복하게 채운다. 카페의 고풍스런 분위기가 더욱 커피 맛을 돋구어준다.

 

▲쿠라쿠프 예술인들이 자주 찾는 문학 카페 Jama Michalika

 


알고 보니 이 카페는 매우 유명한 카페다. 1895년 개업한 이래 크라쿠프의 예술가와 문인들이 즐겨 찾던 곳이란다. 커피색처럼 어두운 조명아래 오래된 예술품들이 가득해서 마치 어느 박물관에서 차를 마시는 기분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125m의 지옥 같은 소금광산이 언제였느냐는 식으로 도시의 카페는 편한 즐거움을 준다. 인간으로 참으로 간사하고 간사하다.

 


크라쿠프의 자존심, 바벨 성


 

▲비스와 강 언덕에 위치한 바벨성은 크라쿠프의 자존심이다.(바벨성 카페에서)

 


바벨 성Wawel은 비스와 강변 석회암 언덕에 위치한 폴란드 민족의 상징이자 폴리쉬 문화의 극치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가득 차 있다. 11세기부터 건축되기 시작해 16세기가지 증개축을 계속해온 바벨성은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중세기 모든 건축 양식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다.

“한 폭의 그림 같아요!”
“평화로운 광경이야!”

그 중에서 대성당 건물은 과히 압권이다. 부속 예배당으로 둘러싸인 대성당은 브와디스와브 난쟁이 왕으로부터 시작하여 거의 모든 폴란드 왕들의 대관식과 장례식이 거행된 장소다. 지하에는 왕들의 유해와 민족 영웅들이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저기 동굴 안으로 사람들이 들어가는 군요.”
“무슨 동굴일까?”

바벨성에서 비스와 강변 쪽 끝에는 “용의 동굴Smocza Jama”이 있다. 동굴은 나선형계단을 타고 내려가는데 어찌나 가파른지 현기증이 날 정도로 가파르다. 마침내 어두운 굴로 연결되고 한참을 걸으면 용이 불을 내뿜는 형상을 하고 있는 비스와 강변의 조각상 앞으로 나온다.

이 용의 동굴에는 오래된 전설이 한 가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아주 오래 전 옛날, 비스와 강의 동굴에 살던 용은 아름다운 소녀를 잡아먹곤 했다. 평화롭던 도시가 그 용 때문에 요란해지자 크라크 왕은 용을 잡는 자에게 큰 상을 내리겠다고 발표한다.

이 이야기를 들은 구두 수선공이 용 사냥에 나섰다. 구두 수선공은 여장을 하고 동굴로 가서 용에게 타르와 유황을 바른 양가죽을 먹였다. 이것을 먹은 용은 심각한 갈증 때문에 강물을 정신없이 마셔댔다.

그러자 뱃속에 들어간 유황이 끓어오르며 용은 그만 산산 조각이 나서 죽고 말았다. 그리고 구두 수선공은 마침내 공주와 결혼을 하여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 하하, 크라쿠프에도 우리나라처럼 전설 따라 삼천리같은 전설이 많은 나라군… 

 

"어두운 동굴을 빠져 나오니 살것만 같아요."

"내가 바로 당산을 구출한 구두수선공 아니요."

"호호, 그런 샘인가요. 그런데 배가 고프군요."

"여기,  빵과 우유를 대령하였나이다. 공주님 ..."

 

용의 동굴을 빠져 나온 우리는 바스와 강변에 앉아 배낭에서 빵과 우유를 꺼내어 먹는다. 어두운 동굴에서 나와 바라보는  비스와 강변이 아름답다. 글나 곧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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