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스케줄은 어떻게
되지요?” “네네, 각하, 일단 지하철을 타고 소니 센터로… 다음엔 베를린 필하모니 껍데기라도 둘러보는 것이 어떨까요?” “껍데기라는
말이 좀 어패가 있군요. 좌우지간 나가지요.” “그럼 ‘외부’라고 정정을 합지요. 하하.”
S반을 타고 소니 센터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니 초현대식 건물들이 빼꼭히 들어서 있다. 독일정부는 통독이후 베를린시를 유럽의 중심도시로 부활시키기 위하여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10년 안에 약 1조원을 들여 미술관과 박물관 등을 재정비하여 문화․예술의 중심지 발돋움하고, 베를린의 미래를 보여주는
포츠담광장에는 다임러 크라이슬러사가, 소니 센터는 일본 소니 사가 막대한 돈을 투자하여 개발에 참여를 하고 있다.
도시 곳곳이
건설로 몸살을 않고 있는 모습은 마치 냉전의 어두운 그림자를 하루속히 지워버리겠다는 독일인들의 마음을 바라보는 기분이다.
“우와!
세상에서 가장 큰 장미가 아닐까? “장미부인, 잠시 포즈를
취해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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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는 대형 장미꽃 모형을 한 구조물이 도로 중간 중간에 세워져 있어 높이 솟아있는
현대식건물의 건조함을 부드럽게 해주고 있다. 고층건물과 조화를 이루려는 멋진 시도다. 광장에는 복합빌딩, 고급쇼핑몰, 영화관, 카지노, 아파트와
사무실 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특히 유리로 만든 소니 유럽본부는 쳐다보기가 어지러울 정도로 으리으리하다. 미래 복합형으로
설계된 이 건물은 유리와 강철로 돔형의 지붕과 7개의 빌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삼들이 북적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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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노란색 건물은
무어지요?” “바로 그 유명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중세 왕관 모형으로 생긴 이 건물은 건축음향학적인 원리 뛰어나게
설계된 것이라는 것. 즉, 베를린 필하모닉 건물은 포도밭이나 산비탈의 계단식 경작지와 같이 객석을 한단계식 끌어올리면서 배치를 하고, 계단의
낮은 벽들이 관객을 둘러싸게 만들어 무대에서 방사된 음이 천장이나 벽을 경유하여, 도달하는 거리보다 훨씬 짧은 시간 내에 관객에게 도달하게
설계되어 현대 음향학의 이정표적인 모델로 간주 되고 있다.
“자, 공연은 보지 못하지만 야외의 카라얀이나 한번
되어볼까?” “당신이 그냥 지나가면 심심하겠지요?”
금세기 명지휘자 허버트 본 카라얀은 30여 년간 베를린 필하모닉의 지휘봉을
휘둘렀던 사람이 아닌가. 명성을 떨치던 그가 세상을 떠나 간지도 벌써 십수 년이 흘러가고 있다. 저 멋진 건물에서 원음의 소리를 듣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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