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스웨덴3-키루나] 노인, 트롤, 신발

찰라777 2004. 6. 19. 06:31

◐ 내 마음을 따뜻하게 했던
키루나의 노인





* 키루나 시청건물


노인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알려주려고 노력했다. 호수가 나오면 호수의 이름을 알려주고, 숲이 나오면 숲의 이름을, 건물이 나오면 건물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우리가 물어보지 도 안했는데……. 키루나의 광산을 지나면서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철광석 광산이 라고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은 이 광산에서 나오는 철광석을 노르웨이의 나르빅 항구로 실어 날리기 위해 ‘나르빅 해전’을 두 차례나 일 으켰다가 영국함대에 패배했었다. 지하 370미터까지 들어가는 광산을 노인은 꼭 구경해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내리고자 하는 키루 나의 다운타운에 차를 세워주었다.



* 다운타운 광장.
뒷편에 작은 인형의 집처럼 생긴것이 화장실



“여기, 한국에서 가져온 열쇠고리랍니다. 2002년 월드컵 축구를 기념한 것이지요.”
“와우! 코리아 월드컵 넘버원! 땡큐!”

외국인들은 작은 선물에도 지나칠 정도로 큰 모션으로 기뻐한다.
고마운 노인! 우린 훈훈한 노인의 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사라져가는 빨간색의 웨곤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앗, 이걸 어쩌지요. 얼음호텔에서 산 카드를 몽땅 그 차에 두고 내렸어요.”

그러나 어쩌랴. 자동차는 이미 사라져 버리고 없는데....
세상엔 또 공짜란 없는가 보다. 배가고팠다. 우리는 점심도 먹을 겸 북 극의 다운타운에 있는 어느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처음에 들어간 레스토랑은 너무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었다. 정장차림을 한 신사와 숙녀들이 조용히 수근거리며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 메뉴판을 보니 모두 비싼 음식뿐이었다. 우리는 웨이터의 눈치를 살피며 화장실만 갔다가 밖으로 그냥 나왔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패스트 푸드점으로 들어가 마음편하게 싼 음식을 냠냠 씹어먹었다.


* 키루나에서 새 신발을 사 신고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내내 나를 지탱해 주었다.


병원을 가기로 했다. 내 발바닥이 완전히 껍질이 벗겨지며 통증이 심했기 때문이었다. 아마 피부가 약한 내발에다 중국제 신발이 물이 달고 달아 물이 새들어 부풀어 오른 탓이었다. 병원을 물어 찾아갔으나 진료절차가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고 했다. 간호원은 나의 아 픈데를 묻더니 약국으로 가보라고 했다.

약국을 찾아가 문의를 하니 처방없이도 약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보다 신발을 물이 새지 않는거로 갈아신으라고 충고를 해주었다. 어제 밤 추운공기를 가르며 돌아다닌 탓에 감기기운도 있어서 아스피린도 샀다. 객지에서 여행중에 아프면 끝장이다.

우리는 마켓의 신발가게로 갔다. 신발을 고르다 보니 매우 가볍고 발에 맞는 신발이 있었다. 상표를 보니 이태리제였다. 가격은 우리 나라 돈으로 10만원 정도. 10만원은 우리가 여행중에 지출하는 가장 큰 돈이었지만, 고생하는 발을 생각해서 거액을 지출하기로 했다. 우리는 중국제 신발을 벗어 던지고 새신을 신고 거리로 나왔다. 새신을 신으니 히야! 기분 째진다! 마치 어린애들처럼 하늘을 날 것 만 같은 기분이었다.

우린 키루나를 미련없이 떠나기로 했다. 스톡홀름행 기차는 오후 6시 51분이다. 아직 시간이 꽤 남아있었다. 우리는 키루나의 시내를 어슬렁거리며 걸어다녔다. 새로산 구두덕분에 발은 한결 부드럽고 편했다. 거리는 매우 조욯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 키루나 교회내부. 전면에서 빛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매우 이색적이었다. 걷 모양도 북극의 전통적인 건물이었느느데 매우 예술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교회의 내부에는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이 벽에 걸려 있었고, 중앙 전면에는 빛이 들어 오는 그림이 신비하게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밤색의 시청사 건물도 예술적인 감각을 풍기고 있었다. 높이 솟은 시계탑이 매우 돋보였다. 다운타운의 광장에 있는 화장실 또한 눈길 을 끌었다. 거리를 걷다가 화장실을 물었더니 관장 가운데 마치 경비실처럼 생긴 건물이 화장실이라고 가르쳐 주었다. 화장실이 마치 인형의 집처럼 예쁘다.

쇼윈도우에는 이상하게 생긴 인형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트롤"이라는 인형이다. 트롤은 보는 사람에 따라 선인이나 악인으로 변하는 숲 속의 요정이라고 한다. "해리포터"의 마법사의 돌처럼 묘하게 생긴 인형이다.



교회내부의 파이프 오르간. 빛이 마치 내 마음속으로 뚫고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아내가 산 트롤 인형. 악인과 선인 혹은 요정으로 번갈아
둔갑한다는 북유럽의 신화에 등장하는 인형.


☞ 여행팁

▲ 키루나 가는길

- 항공편
한국에서의 직항편은 없으며, 유럽의 주요도시를 경유하여 스칸디나비아 항공(SAS)을 이용해 스톡홀름에 도착한후 , 국내선을 이용하여 키루나 공항으로 이동. 유럽 주요도시로 가는 비행편은, 암슬텔담으로는 대한항공(KE)이 주 3회, 네덜란드 항공(KL)이 주 4회운행하고 있으며, 비행시간은 11시간 20-30분이다. 유럽 주요 도시에서 스톡홀름까지는 1시간 30-50분정도 소요. 스톡홀름에서 키루나까지 1시간 30분. 매일운행



- 기차
스톡홀름에서 나르빅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키루나역에서 내린다. 16시간 소요. 노르웨이 나르빅에서 키루나까지는 2시간 반 정도 걸린다.

* Ice Hotel에 대한 정보 : www.icehotel.com 참조(얼음호텔이 아직 건축되지않아 사진을 이 사이트에서 인용하였음)


▲북유럽 여행 여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