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방랑/108일간의세계일주

[148]태양의 대륙, 남미로....

찰라777 2006. 11. 12. 20:05

깃털처럼 가볍게 ...

 

 

 

 ▲리스본-마드리드-페루 리마로 가는 긴 항로

 

 

대서양을 건너 태양의 대륙 남미로…

 

추운 북유럽과 러시아를 여행하며 입었던 겨울옷을 세탁하여 한국으로 부쳤다. 싼 세탁소를 찾아 8유로를 주고 세탁을 하고, 짐을 부치는데 우편료가 무려 55유로나 된다. 그렇다고 옷을 버릴 수는 없다. 남미는 대부분 더운 지방이므로 겨울옷을 가져가는 것은 짐만 된다. 몸을 깃털처럼 가볍게 해야 한다.

 

11월 12일  새벽 5시에 기상을 했다. 오늘은 이곳 유럽의 땅 끝 리스본에서 남미 페루의 리마까지 날아가는 긴 여정을 날아가야 한다. 리스본 발 아침 8시 45분 비행기를 타고 마드리드로 날아가 다시 리마 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짐을 꾸려 메고 호스텔 로비로 나가니 다른 여행객들도 몇 명이 로비에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유난히 내게 친절하게 말을 건 20대의 젊은 남자 여행객은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 한다. 상파울로에 오거 던 연락을 하라고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적어준다. 여행자들은 금 새 이렇게 죽마고우처럼 친해진다.

 

호스텔에서 준비해준 빵과 주스를 들고 나와 공항으로 가는 44번, 45번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질 않는다. 이거, 비행기 시간 늦겠는데… 할 수 없이 지나가는 택시를 불러 탔다. 40대 초반의 택시운전사는 매우 친절했다. 영어는 거의 못하는데 버스들이 오늘 파업을 해서 다니지 않는단다. 무작정 기다렸다가는 큰 일 날 번했네. 그는 리스본 시내의 이곳저곳을 동양의 이방인에게 부지런히 설명해 주었다. 박물관을 보면 뮤제오, 동상을 지나가면 그 동상의 이름을 짤막하게 부르며 가르쳐 준다. 고맙다.

 

공항에 도착하여 7유로를 주고 친절한 운전수와 이별을 했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호스텔에서 가져온 빵과 주수를 우물우물 씹어 먹었다. 배는 채워야지. 8시 15분에 보딩을 비행기는 8시 45분 정각에 이륙을 한다. 마드리드까지는 불과 1시간의 거리다. 그런데 마드리드에서 기차를 타고 10시간을 넘게 달려왔으니 비행기가 빠르긴 빠르다.

 

 

▲노을이 지고 있는 대서양 상공을 비행기는 끝없이 날아갔다.

 

 

10시 55분(현지시각). 비행기는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한다. 트랜짓 센터 Transit center에 가서 페루 리마로 가는 원 월드 세계일주 항공권의 좌석을 배정 받아야 한다.

 

“안녕하세요? 결혼기념으로 남미 여행을 가는데… 가능하시다면 창가 쪽 좌석을 좀 배정해 주시겠습니까?”
“그렇게 해보도록 하지요.”

 

항공사 창구직원이 웃으며 좌석을 배정해 준다. 빨간 재킷을 입은 안내원이 터미널1로 가는 버스를 타라고 한다. 터미널1 B19번 게이트. 통로를 따라 비행기에 오르니 날개가 있는 창 측 좌석이다. 좌석에 앉아 이륙을 기다리고 있으나 1사간이 넘도록 비행기는 이륙하지 않는다.

 

리마로 가는 비행기는 만원이다. 모두가 유럽의 여행객들이다. 동양인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유럽의 많은 여행객들은 프리퀀트의 싼 좌석을 타기 위해 마드리드로 온다. 스페인이 남미를 정복한 이후 마드리드는 남미로 가는 비행창구역할을 한다. 짐을 싣는데 문제가 있어 비행기가 연발을 한다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비행기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기다렸던 아내는 그만 저혈당 증세가 있어 초콜릿을 씹어 먹는다.

 

 

 ▲환상적으로 다가오는 태양의 대륙 남미가 가까이 오고 있다.

 

 

14시 24분, 드디어 비행가가 이륙한다. 이베리아 항공 소속 IB6651 점보 비행기는 망망대해 1만 미터 대서양 상공을 날아간다. 남미로 가는 길이 이렇게 힘들고 멀단 말인가? 하기야 옛날에는 모두 목숨을 걸고 범선을 탔지 않았던가. 500년 전 모험가들은 신천지를 찾아서 목숨을 담보로 한 항해를 하였다. 당신은 무엇인가를 위하여 목숨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성공, 사랑, 탐험, 혁명, 전쟁, 일… 무엇이든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어야 만이 그대가 원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으리라. 세상에는 공짜가 없으므로…

 

비행기는 대서양을 횡단하고, 아마존을 횡단한다. 정말 긴 비행이다. 현지시각 오후 19시 30분, 드디어 우리는 페루 리마 공항에 착륙했다. 태양의 나라 페루는 어둠속에 묻혀있다. 배낭을 메고 밖으로 나가는 데 가볍다. 그렇다! 여행은 깃털처럼 가볍게…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우릴 시험대로 올려놓고 만다. 택시를 타고 한국인 민박집을 찾아 나서는데…